기획재정부가 국장급 인사를 하면서 장관 비서실장을 공석으로 비워둬 배경을 두고 추측이 많다. 일각에서는 윤증현 장관이 조만간 있을 것으로 보이는 개각에서 교체될 것을 예상하고 미리 마음을 비운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14일 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단행된 국장급 인사에서 최원목 장관 비서실장(행시 27회)이 재정관리협력관으로 이동했다.

최 실장 후임은 정해지지 않았다. 비서실장 자리는 장관의 정책 보좌는 물론 주요 일정 조정 등을 챙기며 장관의 그림자처럼 움직이는 역할을 맡는 요직이다. 이런 비서실장 자리를 공석으로 두는 것은 이례적이다. 현 정부 들어 재정부 장관이 비서실장 자리를 비워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정부 인사팀 관계자는 "부처 내 고위공무원단 자리는 한정돼 있는데 그동안 비서실장에 고위 공무원을 임명해 다른 국장 자리가 줄어들었다"며 "이를 조정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역대로 재정부 장관이 비서실장을 임명하지 않은 사례가 없었던 만큼 부 내에서는 장관의 거취와 관련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우세하다.

한 관계자는 "4 · 27 재 · 보선 이후 개각에서 윤 장관이 포함될지 여부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뜻에 달려 있지만 윤 장관 입장에서는 본인이 교체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새로운 비서실장을 임명할 경우 후임 장관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임으로 결론이 나면 그때 비서실장 인사를 해도 늦지 않다는 얘기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