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옵션만기가 끝났다. 이로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을 비롯한 국내 단기 증시 이벤트는 모두 마무리됐다.

이제 이벤트 이후 자연스럽게 '실적시즌'을 맞은 기업들의 이익에 시선이 몰릴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여전히 코스피 지수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매력적이어서 기업들의 이익이 빠지더라고 당분간 상승탄력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에너지, 화학, 자동차 관련주 등 기존 주도주 매매와 함께 모멘텀(상승동력)이 좋은 하이닉스 등 반도체와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철강업종에 대한 접근도 유효할 것"이라고 권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1~2주간 4월 옵션만기를 앞두고 단기적으로 증시의 위협요인이던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대부분 청산된 것 같다"며 "이는 앞으로 증시에 수급상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4월 중순으로 넘어가면서 유럽지역의 채권만기 리스크도 사라질 것으로 보여 외국계투자자들의 매수세도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국내 기업들의 연간 기준 실적이 당초보다 줄어들 것이란 예측이 나오면서 '기간조정'이 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강 팀장은 "1분기 기업들의 영업실적이 연간 중 고점이 될 수는 없을 것이나, 예상보다 낮은 실적발표가 잇따를 수 있어 지수의 기간조정이 이달까지 계속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업종별로 그간 많이 오른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위주로 접근하는 매매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반면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줄어도 증시의 상승세를 꺾을 수 없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기업들의 연간 영업이익이 당초 100조원에서 95조원 수준으로 하향 조정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감안해 증시의 밸류에이션을 따져봐도 결코 비싸지 않은 수준"이라며 "지수는 상반기까지 2300선을 테스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올라도 통상 기업들의 재고가 남아있을 경우에 이익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며 "올 상반기까지는 기업들의 재고가 원자재 가격상승분을 만회할 정도는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팀장은 따라서 재고가 줄어드는 시점이 하반기부터 지수의 상승탄력이 둔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는 "미국의 경기회복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머징 긴축정책에 대한 우려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황"이라며 "기업들의 배당투자금이 유입되는 이달 중 수급 상황도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팀장은 지수의 상승추세를 감안해 에너지, 화학 등 경기민감주 대비 덜 오른 반도체, 철강주 등을 노려볼 만하다고 권했다.

그는 "현재 증시는 악재가 선(先)반영됐기 때문에 떨어질 때 낙폭이 깊지 않은 대신 오를 때 모멘텀이 부각되면서 상승폭이 커지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경기민감주들이 일제히 저점을 높여가는 구간에 진입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