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출신 건설회사 최고경영자(CEO)가 급증하고 있다. 동아건설 성지건설 진흥기업 STX건설 등이 최근 대우건설 출신을 새롭게 CEO로 영입하면서 이 회사 출신 건설사 CEO가 14명으로 늘었다.

법정관리를 통해 회생을 추진하고 있는 성지건설은 지난 5일 김흥수 전 대우건설 주택사업본부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대우건설 주택사업본부장,한길종합건축사 대표 등을 지냈다.

효성 계열인 진흥기업도 지난달 말 정태화 전 대우건설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대우건설에서 해외사업본부장,플랜트 · 해외부문장(부사장) 등을 지낸 정 사장은 2008년부터 대한전선그룹 계열의 TEC건설을 이끌어 왔다.

동아건설도 지난달 이보근 전 대우건설 상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 대표는 대우건설 주택사업본부 임원,푸르지오 서비스 대표이사 등을 거쳐 2009년 12월부터 동아건설 건축사업을 총괄해 왔다.

STX건설은 지난 1월 박임동 부사장을 새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박 대표는 대우건설 이사,신세계건설 부사장 등을 지냈다. 이 밖에 롯데건설 박창규 사장,한화건설 김현중 부회장 · 이근포 사장,두산건설 김기동 사장,벽산건설 장성각 사장,극동건설 윤춘호 사장,대우조선해양건설 정재영 사장,대우자판 박상설 사장,한일건설 진재순 회장 · 김진윤 사장 등도 대우건설 출신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대우건설 출신은 중견 건설사뿐만 아니라 대기업 계열 건설사에도 포진해 있다"며 "건설사 CEO 사관학교로 불릴 만하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출신이 각광받는 건 다양한 해외 현장 경험과 국내 개발사업 경험을 가진 인재들이기 때문이다. 또 외환위기 등을 극복한 경험이 있어 최근 위기를 겪고 있는 건설사들이 대우건설 출신을 적극 영입하고 있다. 남기혁 대우건설 전무(경영지원본부장)는 "대우건설은 하위 직급에 권한을 많이 넘겨 믿고 맡기는 독특한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다"며 "팀장급도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 일찍부터 리더십과 책임감 실무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