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etter life] 나이는 똑같아도 10년 젊어보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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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부터 준비하는 안티에이징
아직 젊다고? 이미 늙었다고?…안티에이징, 준비한 만큼 덕본다
최근 세계 의학계의 가장 큰 화두는 '안티에이징'이다. 예컨대 100세,아니 그 이상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이제 '노후 준비'는 단순히 재테크만 필요한 게 아니라 '건(建)테크'까지 갖춰야 하는 시대가 왔다.
준비 안 된 노후는 재앙에 가깝다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의 공감이다. 전문가들은 건강 100세 시대를 맞기 위해 아직 건강하고 노화가 많이 진행되지 않은 20~30대부터 일찌감치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조선시대의 평균 수명은 40대 초반 수준이었다. 그 당시 100세는 아주 희귀하거나 '전설의 고향'에 나올 법한 얘기였다. 하지만 21세기를 사는 지금은 어떨까. 더 이상 100세는 동화나 전설 속 이야기가 아니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이 조사한 자료를 보면 2010년 대한민국의 기대수명은 79.4세다. 하지만 특정 연령대에 속한 사람의 평균 생존 기간을 나타내는 기대수명에 따르면 60세 기준으로 남자가 약 91세,여자가 약 97세다. 인구통계 전문가인 박유성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팀은 통계청의 출생자 · 사망자 · 사망원인 통계(1997년 1월~2007년 12월)를 토대로 의학 발달을 감안한 새로운 기대수명을 계산했다. 그 결과 한국인의 수명이 통계청 예측보다 훨씬 빨리,더 길게 연장돼 일반인도 매우 높은 확률로 100세까지 살 수 있는 시대가 머잖아 찾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아직 노화 단계에 들어서지 않은 20~30대는 자신의 몸에 귀를 기울이고 생활습관을 교정함으로써 장기적인 안티에이징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제 막 노화가 시작된 40~50대는 항산화제요법,영양요법,생활습관 교정으로 노화의 진행을 더디게 해야 한다.
노화가 완연한 60대 이상은 호르몬균형요법과 각종 주사요법으로 노화 증상을 개선시켜 생체 나이를 10년 이상 되돌릴 수 있다. 아직 젊다고 자신하거나 이미 늙었다고 자연현상에 맡길 필요는 없다. 연령대가 어떻든 지금 이 순간부터 '건강하게 늙기'를 차근차근 준비하면 즐겁고 의미 있는 노년을 보낼 수 있다.
숙면으로 몸의 밸런스 유지하고 지속적 운동으로 뼈를 튼튼하게
-Part 1.20~30대,노화 시작을 염두에…
젊음과 에너지의 시기인 20대,이 시기가 지나면 인체의 노화는 급속도로 진행된다. 근육량과 근력은 조금씩 감소하고 뇌 역시 노화가 나타난다.
따라서 서른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는 노화의 시작에 대비해 반드시 몸과 마음을 점검해야 한다. 특히 간은 그동안 약물과 알코올을 해독하느라 많은 타격을 입었고 감각은 여전히 예민하지만 청력은 그동안 높은 데시벨의 MP3 음악을 듣느라 많이 떨어진 상태일 수 있다. 피부도 탄력을 많이 잃었으나 자외선에 과도하게 노출하지 않았다면 아직은 그렇게 티나게 노화하지는 않은 상태다.
20대는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하느라 건강을 돌보는 데 소홀하기 쉽다. 그러나 지금 관리하지 않으면 20년 후에 분명히 예상치도 못한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기억해야 할 것은 의외로 단순하다. 적당한 양의 음식을 골고루 먹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하며 담배와 술을 포함한 중독성 약물을 피하려 노력하는 것이다.
-Part 2.노화방지 위한 젊은 생활습관
①뼈를 지켜라
전문가들은 노화를 얘기할 때 '허약해진 뼈 건강'을 우선적으로 지적한다. 다시 말해 노화를 막고 건강한 노년을 맞기 위해서는 뼈와 관절이 튼튼해야 한다. '부실한 뼈'라는 말이 밖에 비만 오면 "아이고,허리야"하면서 등 두드리는 어르신들 얘기같이 들리는가. 그렇다면 오산이다. 최근 들어 각종 학회 조사에 따르면 젊은층의 뼈 건강은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취약하다. 뼈가 튼튼해지려면 칼슘 섭취·야외활동·운동의 삼박자가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젊은이들이 실내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고 컴퓨터 등 실내활동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야외활동 및 운동량은 부족해졌다.
그럼 뼈를 강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30대 중반 이전까지는 칼슘을 가능한 한 많이 섭취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 몸은 30대 초반까지만 남는 칼슘을 저장한다. 아직 30대 초반이라면 칼슘을 충분히 섭취해 최대 골밀도를 높이고 이미 30대 초반을 넘겼다면 소실되는 골밀도를 채우기 위해 칼슘을 충분히 섭취한다.
또 비타민D가 풍부한 말린 표고버섯과 목이버섯을 즐겨 먹고 틈틈이 햇빛을 충분히 즐길 필요가 있다. 제자리뛰기,조깅,달리기,요가 등은 뼈를 자극해 뼈를 단단하게 한다.
②천리길도 운동으로 준비하라
미국심장학회와 뇌졸중학회가 발표한 '더 나은 삶을 위한 일곱 가지 조건'의 첫 번째 항목은 운동이다.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면 심장과 폐 기능은 물론 혈압이 낮아지고 뼈가 강해진다.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치매 위험을 낮추고 뇌세포의 손상을 막아 기억력을 향상시킨다.
미국심장학회는 운동의 종류에 관계없이 스트레칭 등의 유연성 운동과 유산소운동,근력운동을 모두 하되 1주일에 중강도 운동 150분,비교적 격렬한 운동 75분을 최소 기준으로 삼았다.
성인은 1주일에 2시간30분 이상 운동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분당 심장 박동수 100회 이상으로 매일 15분에서 30분간 걸어도 효과는 상당하다. 흔히 스트레칭은 운동 전부상 방지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스트레칭만으로도 운동 효과가 있다. 늘리고 펴는 동안 유연성이 좋아지며 척추를 곧게 펴는 이상적인 자세에 가까워진다.
③숙면보다 좋은 보약 없다
이수주 대전 을지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젊게 사는 노화 예방법으로 '숙면'을 추천했다. 숙면이 몸의 밸런스를 위해 좋다는 것은 다 아는 얘기다. 그럼 어떻게 하면 숙면을 취할 수 있을까. 일단 생체리듬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밤낮을 바꿔 생활하는 교대 근무자는 일하는 곳의 조명을 최대한 환하게 밝혀 낮처럼 만들고 아침에 퇴근할 땐 선글라스 등을 이용해 밤에 퇴근하는 것과 같은 환경을 만든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낮에 되도록 밖에서 활동하는 게 좋다. 밤에 잠을 못 자면 낮에 늘어지기 쉬운데 이럴 땐 무조건 밖으로 나가보라.몸은 햇빛을 쬘수록 잠자리에서 더 많은 멜라토닌을 분비한다. 낮잠은 깊고 짧게 자는 것이 좋다. 30분 이상 자는 낮잠은 불면증의 원인이다. 낮잠 역시 누워서 자는 것이 좋지만 앉아서 잠을 청해야 한다면 척추가 일직선이 되도록 의자에 등을 바짝 붙이고 자는 게 좋다.
④하루에 물 1.8ℓ를 마셔라
일어나자마자 물 한잔을 마시자.공복에 마시는 물은 잠들었던 몸을 깨우는 데 효과적일 뿐 아니라 위와 대장 반사를 일으켜 아침 배변을 돕는다.
물은 많이 마실수록 좋지만 다만 식전과 식후 30분은 피하도록 한다. 위액을 희석시켜 소화에 지장을 주고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켜 세포에 지방이 쌓이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다. 쉽게 배탈이 나거나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없는 사람이라면 적당히 차가운 물이 좋다. 약간 찬물을 마시면 몸이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교감신경을 자극,지방 연소에 유리하다.
⑤평소 먹는 양의 4분의 1을 줄여라
일본 오키나와는 대표적인 장수마을이다. 그들의 밥상을 살펴보면 절대 과식하지 않는다. 포만감이 8할에 이를 정도만 먹고 수저를 내려놓는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많이 먹으면 위가 늘어난다고 하는데 오키나와 사람들은 이를 철저히 경계한다. 역시 적게 먹는 소식이 좋다는 의미다. 그러려면 일단 밥그릇을 줄여야 한다. 처음부터 음식을 적게 준비하거나 적은 양만 그릇에 담는다.
그리고 아침을 꼭 챙겨 먹는다. 아침을 거르면 공복 상태가 길어져 다음 식사 때 과식하기 쉽다. 혈당 수치가 낮아졌다 급격히 오르기 때문에 인슐린도 더 많이 분비된다. 또 한꺼번에 많이 먹는 것보다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열량 소비량도 더 늘릴 수 있다. 이때 규칙적인 간격으로 먹는 것이 중요하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권용욱 AG클리닉 원장,김학주 클린앤미피부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