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기관과 프로그램 매물 부담으로 거래일 기준 하루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11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58포인트(0.26%) 내린 2122.39로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약보합권에서 장을 출발한 후 장 초반 보합권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오전장 주요 수급 주체가 모두 '사자'에 나섰지만 프로그램 매물이 지수 상승을 제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기관이 '팔자'로 돌아서면서 지수는 낙폭을 확대했고, 한때 2110선 중반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장중 엎치락뒤치락했던 외국인은 장 막판 매수세를 강화했다. 887억원 매수 우위로 장을 마쳐 19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다. 기관은 150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해 지수 발목을 붙잡았다. 개인이 225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선·현물가격 차인 베이시스의 콘탱고 경향이 약화되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4000억원 가까이 출회됐다. 차익거래가 857억원, 비차익거래는 2991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내 전체 프로그램은 3849억원 순매도로 집계됐다. 프로그램 매매가 순매도로 돌아선 것은 16거래일 만이며, 지난 3월11일 이후 처음으로 차익과 비차익 모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정유주 상승과 함께 화학이 강세를 보였고, 서비스, 운수장비 등 일부 만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를 제외한 대부분이 하락한 가운데 은행, 음식료, 보험 등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대체로 내림세를 보였다. 현대차, 현대모비스를 제외한 시총 상위 1∼10위가 전부 하락했다.

메리츠화재는 재상장 첫날 약세로 장을 마쳤다. 평가가격 9260원 대비 35%가량 높은 1만2500원에 거래를 시작했으나 이후 내림세를 보인 끝에 2.40% 하락 마감했다.

남북경협주들은 북한이 현대그룹의 금강산 관광사업 독점권 효력을 취소한다고 밝히면서 약세를 나타냈다. 3%대 떨어진 현대상선을 비롯해 광명전기, 선도전기 등이 하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상한가 5개 등 345개 종목이 상승했다. 하한가 3개를 비롯해 471개 종목 주가가 밀렸고 81개 종목은 보합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호상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베이시스 고평가로 유입됐던 단기 차익거래 자금과 환차익을 노린 자금의 일부가 이날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며 "이후 추가적인 베이시스 약화와 함께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