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하이트맥주를 흡수합병한다는 소식에 지주사인 하이트홀딩스가 8일 상한가로 치솟았다. 반면 정작 합병 대상인 진로와 하이트맥주의 주가는 약보합에 그쳤다.

진로와 하이트맥주 둘 중 어느 회사에 유리한 합병인지 정보가 부족한 가운데 지주사인 하이트홀딩스만큼은 확실하게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그룹 측은 "이번 합병으로 두 회사의 영업을 통합하고 공동 마케팅을 확대해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합병 소식이 아니더라 진로와 하이트맥주의 영업 통합은 이미 시장에 알려진 호재였다.

하이트맥주그룹 2005년은 진로를 인수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로 진로와 하이트맥주는 영업을 통합할 수 없었다. 공정위가 독과점 가능성을 이유로 영업 분리, 물가 상승폭을 초과하는 가격인상 제한 등 총 5개의 한시적 규제안을 내놓은 것. 그런데 이 규제가 시한 만료로 올해부터 풀렸다.

일부에서는 아무래도 회사가 달라 그동안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내기 어려웠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백운목 대우증권 연구원은 "영업망을 통합한다는 건 맥주만 팔던 한 직원이 이제는 소주도 팔겠다는 얘긴데 각자 다른 회사를 존속시킨채 실적을 낸다는 게 쉽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이트홀딩스에 매수세가 몰리는 이유에 대해 "두 회사의 합병으로 하이트맥주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시너지 효과가 나게되면 홀딩스 실적도 자연히 개선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합병이 누구에게 유리한 지는 좀더 따져봐야 알 수 있겠지만 통합 법인을 지배하는 하이트홀딩스는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생각에 홀딩스에 매수세가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재 진로와 하이트맥주의 총 비용 대비 마케팅비 비중은 모두 약 11~12%로 높은 편"이라며 "마케팅을 단일화하면 비용절감의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