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7일 "검사 기능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을 마무리하고 이달 중으로 검사 선진화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LIG건설 사태로 불거진 대기업 계열의 부실 건설사 정리에 대해서도 엄정한 평가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조직 개편 방안은 거의 다 끝났고, 그에 따른 인사만 하면 된다"면서 "현장 돌아가는 것을 상시감시팀에서 모니터링하고 이상징후가 생기면 수시검사를 통해 현장에서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시 검사를 강화하고 대신 정기 검사를 줄일 것"이라면서 "잘하는 곳을 매년 검사할 필요는 없고, 상시감시팀에서 문제 있는 곳을 파악하고 이상 징후가 있으면 기동 타격대처럼 나가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사 강화는 검사 기능 강화이지 금융회사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다"면서 "검사를 전문화하고 선진화하기 위한 선진화 방안을 이달말이나 5월중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원장은 LIG건설 사태와 관련해 "LIG건설 사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채권단 등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자신들의 부실경영 책임을 이해관계자에게 전가시키는 도덕적 해이의 전형을 보여주었다는데 있다"고 전했다.

권 원장은 "특히 회생절차 신청 직전에 42억원 규모의 CP(기업어음)를 발행해 LIG건설과 CP중개 증권사의 도덕성 문제가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면서 "건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다른 그룹들의 부실건설사 회생절차 신청 등의 움직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그는 "채권은행들에 대해 이번 4~6월중 실시되고 있는 기업 신용 위험 정기 평가시 개별기업 고유의 재무위험과 영업위험, 경영위험 등의 리스크 요인에 대해 엄정하게 평가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룹소속 건설사의 경우에는 대주주 등이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높은 자금지원 또는 유상증자 계획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이런 조치를 불이행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불이익을 감수하겠다는 확약서 등을 제출하는 경우에만 지원 가능성을 예외적으로 감안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권 원장은 "은행들이 대기업 신용위험 평가 때나 여신 심사때 우대해주는 것은 잘못된 관행"이라면서 "독립적으로 재무상태를 평가하고 시공능력과 영업력을 보고 여신 지원 결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정형석·최성남 기자 sul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