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뿐 아니라 정부조직,비영리 기구에 이르기까지 마케팅의 중요성과 역할이 커지면서 많은 사람이 관련 지식에 목말라하고 있습니다. 마케팅 지식 집합체의 수장으로서 정부나 기업 사회와의 소통을 강화해 이런 갈증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

한국마케팅학회 26대 회장으로 최근 취임한 이두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54 · 사진)는 10일 "학회 주도로 마케팅연구원(가칭)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가 구상하는 마케팅연구원의 주요 업무는 기업 실무자와 학생 등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실시하고,나아가 마케팅 전문지식과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인증제를 도입 · 운영하는 것이다.

그는 "산업계에서 마케팅 업무와 관련한 공인 자격증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다"며 "학회 차원에서 공신력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연내 연구원을 설립한다는 목표로 이달 중 추진위원회 구성을 끝내고 본격적인 설립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1985년 설립된 한국마케팅학회는 1000여명의 교수와 전문가를 회원으로 둔 국내 최대 마케팅 관련 학회다. 그는 "산학 협력과 교류를 통해 학문적 성과를 업계에 전달하고,기업들의 새로운 마케팅 실험을 학계에서 연구해 학문적 발전을 도모하는 게 신임 회장의 주요 임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기업의 간부급 이상 마케팅 실무자나 연구원들을 학회 회원으로 끌어들이고,산업계와 정기적으로 교류하는 포럼을 운영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지난해 전임 회장단과 함께 '제2의 창설'을 목표로 수립한 △중국 일본 마케팅 학회와 공동 포럼 추진 △학회 학술지의 사회과학논문인용색인(SSCI)급 국제 저널화 등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학문적 성과와 업무 추진력,활발한 대외 활동과 폭넓은 인맥 등에서 학회의 외연 확대와 국제화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학사와 석사,미시간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광고와 인터넷 등 기업들의 최신 마케팅 분야에서 다수의 논문과 저서를 통해 국내 대표적인 연구자로 인정받고 있다.

고려대에서 대외협력처장 등 다양한 행정 보직을 거쳤고,2006년엔 아시아 · 태평양국제교육협회(APAIE)를 창설해 50개국 463개 대학이 참여하는 세계 3대 고등교육협회로 발전시켰다.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 기획분과위원장도 맡고 있다.

국가브랜드위원회 주최로 오는 8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가 브랜드 박람회'는 학회와 이 교수의 역량을 가늠할 무대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대기업 등이 참여하는 박람회 부대행사의 하나인 국제 세미나를 한국마케팅학회에서 주관한다. 이 교수는 "조직위원회를 구성해 외국 저명학자와 선진국 지자체 관계자를 초청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참가 기업과 공공기관뿐 아니라 마케팅 종사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