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이틀 만에 1090원대로 돌아왔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6원 오른 1090.2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날 개입에 따른 경계감과 단기 급락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내려는 시도가 이어지며 상승 압력을 받았다.

역외 환율의 상승 여파에 전일종가보다 2.6원 오른 1089.2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후 국내 증시 흐름을 따라 보합권에서 머물렀다.

2~3원 범위 내에서 오르내리며 숨고르기를 하던 환율은 오전 중 코스피지수가 하락세를 나타내자 상승폭을 늘려갔다.

역외 쇼트커버(달러 재매입)와 은행권 롱플레이(달러 매수)까지 가세하면서 환율은 장중 1092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그러나 상단에서 대기하고 있던 수출업체 등의 네고물량에 추가 상승을 제한당하며 1080원대 후반까지 상승폭을 되돌렸다.

이날 장 내내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심리와 외국인의 주식 배당금과 관련한 소문이 환율 상승 재료로 역할했다.

이번 주에는 외국인 배당금 지급 일정이 연이어 있기 때문에 달러 수요가 많아질 거라는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그러나 실제 서울 환시에 들어온 양은 많지 않았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설명이다. 이날 SK텔레콤은 외국인 주주들에게 3300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장참가자는 "배당과 관련한 달러 수요가 그리 크지 않거나 영향력이 제한적일 듯하다"며 "3월부터 시장에 어느 정도 선반영된 부분도 있고, 외국인 주식 순매수 부분과 서로 희석되는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환율의 조정 흐름이 장기화된다면, 배당과 관련한 수요가 '하방경직성'으로 작용할 수는 있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장 막판 환율은 1080원대 후반에서 조금씩 움직이다가 1090원대에 턱걸이한 채 장을 끝냈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그동안의 단기 급락 부담감을 덜어내는 과정"이라며 "당국 개입 경계감과 장중 증시 하락세 그리고 일시적인 미 달러화 강세 분위기에 서울 환시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4.56포인트(0.69%) 오른 2130.43을 기록했으며, 외국인 투자자는 21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아시아 전장과 비슷한 84.35엔에 거래 중이며, 유로·달러 환율은 1.4179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 당 1292.05원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