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브랜드 '월드 메르디앙'으로 널리 알려진 월드건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수원지방지법은 최근 월드건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리면서 조대호 월드건설 사장을 관리인으로 선임했다. 월드건설이 회생하려면 청산 가치보다 존속 가치가 높다는 점을 증명해야 하는데,현재로서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생존 여부를 판가름하기 힘든 상황이다.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지면서 월드건설의 발걸음이 한층 빨라졌다. 월드건설은 내부 자산 목록을 만든 뒤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으로 이뤄진 채권단들이 신고한 채권 확인 작업을 이달 중순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내달 중순까지는 채권단 협의회를 구성하고,3차에 걸쳐 관계인 집회를 열어 채무 관계를 재조정한다.

월드건설은 관계인 집회에서 구체적인 채무 변제 계획을 설명하고,채권단 협의회의 동의를 구해야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다.

월드건설의 생존을 결정하는 변수는 신규 사업이다. 월드건설은 최근 합동 분양에 나선 김포 한강신도시 5개 사업지 중 2곳을 한라건설과 반도건설에 매각하는 등 노른자위 택지와 본사 사옥 등을 매각했다. 현재 보유한 사업지는 대구 월배 6블록(960가구)과 경기도 평택 동삭동 도시개발사업(3000가구)밖에 없다. 이들 사업도 분양시장이 살아나고 채권단협의회에서 분양이 가능하도록 운전자금을 지원해 줘야 회생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준공을 마친 울산 매곡동(2686가구)과 워크아웃 이후 단순 시공만을 맡은 경북 김천 덕곡동(360가구),서울 고척동(180가구) 현장의 입주 · 공사 자금은 채권단이 관리한다. 월드건설 관계자는 "회사를 살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도 "채권단이 존속 가치를 인정해 신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