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적극적인 여성인력 육성 정책에 따라 직장 내 여성 관리자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근로자 100인 이상 기업 269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성관리자패널' 조사결과 과장급 여성 관리자들은 36.2%로 2007년에 비해 12.1%포인트 증가했다고 4일 발표했다. 차장급 여성 관리자도 16.9%로,2007년(9.4%)에 비해 늘었다. 그러나 직장 내 남성 중심적인 문화로 여성들이 느끼는 유리천장(glass ceiling · 승진 한계)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인 여성 인프라는 개선

여성가족부가 2007년과 2008년에 이어 지난해 세 번째로 실시한 '여성관리자패널' 조사에 따르면 생리휴가와 육아휴직 제도는 대상 기업 269개 중 97.3%인 262곳이 도입했다. 기업들이 여성 인력에 대한 전반적인 인프라 개선에 앞장섰다는 얘기다. 여성 인력 비중이 증가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여성 관리자의 월평균 급여도 354만원으로,2007년(208만원)에 비해 70% 넘게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관리자 비율은 남성에 비해 턱없이 낮았다. 조사대상 269개 기업 중 부장급 이상 고위직의 여성 비중은 7.3%에 불과했다. 임원급은 0.7%로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직급별 승진자 중 여성 비율도 17.1%로 남성에 비해 턱없이 낮은 편이었다. 여성들의 직급이 올라갈수록 승진 한계에 부딪치는 유리천장이 여전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성 응답자 중 79.6%는 남성 위주의 조직문화로 직장 내에서 차별받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남성들의 경우엔 53.1%만이 여성이 차별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인력을 우대하기 위한 제도는 늘어났지만 실제로 활용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생리휴가를 도입한 기업은 2007년 69.2%에서 지난해 75.2%로 늘었지만 활용 비율은 2007년 63.3%에서 지난해 49.3%로 오히려 낮아졌다. 탄력근무제 등 유연근무제도 역시 승진 누락 등 업무 평가에 대한 걱정 때문에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22.8%에 달했다.

◆육아문제는 여전한 고민거리

이번 조사에 따르면 남성들은 여성들의 직장생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응답자 중 75.2%는 배우자의 직장생활에 물심양면으로 협조한다고 답했다.

반면 여성들의 만족도는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여성들은 직장생활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자녀 양육 문제를 꼽았다. 특히 직장 일 때문에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적다는 고민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실제로 자녀양육에 대한 만족도 역시 남성에 비해 여성이 낮았다. 5점 만점 기준으로 자녀 양육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남성들은 3.1점인 반면 여성은 2.6점에 그쳤다.

한편 여성들이 직장 생활을 하는데 부모의 지원은 거의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까지 전 연령대 구간에서 자녀를 돌보는 일을 친정부모와 시부모가 담당한다는 응답이 70.0%에 달했다. 특히 만 3세 미만의 경우 보육시설을 이용한다는 응답은 18.8%에 불과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