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1일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락으로 손보해보험사들의 지난 2월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며 계절성이 복원돼도 손해율 상승은 소폭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손보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확대와 동부화재, 삼성화재의 최선호주 지위는 유지했다.

정길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니버스내 손보사들의 지난 2월 수정순이익은 1736억원으로 1월 1176억원 대비 크게 개선됐다"며 "2월 실적의 특징은 이미 알려진 자보 손해율의 급락 뿐 아니라 장기보험 손해율의 하락과 함께 보험영업이익이 흑자로 반전해 투자이익률의 하락을 상쇄시켰다고 요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애널리스트는 "영업일수가 짧기 때문에 발생하는 장기보험 손해율 하락에 따른 이익 개선과 투자이익 감소는 상호 520억원 수준에서 거의 상쇄된다"며 "실질적으로는 자보 손해율 하락이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진단했다.

자보 손해율의 하락은 경이적인 수준이다. 1월에 비해 무려 10.1%p 하락했다. 월간 하락폭으로는 2000년 대 들어서 가장 크다. 하락의 배경은 계절성(설 연휴를 비롯해 영업일수가 적고 1월 폭설에 의한 기저 효과 등), 유가 상승에 따른 통행량 감소 등이 복합된 것으로 대우증권은 추정했다.

통상 2월은 손해율이 낮고 1월 대비 하락한다. 2009년 2월의 경우 전월 대비 -7.9%p를 기록한 바 있고 최근 5년 평균치는 -5.1%p에 이른다. 계절성을 제외하면 결국 통행량이 지속성의 여부를 가늠할 것이다.

그는 "장기 시계열을 가진 고속도로 통행량과 손해율을 좌우하는 사고건수의 상관관계는 매우 높다"며 "수도권 지역의 간선 역할을 하는 주요 고속도로(경부, 경인, 영동, 외곽순환 등)의 통행 비중이 50%를 넘기 때문에 전체 운행량의 대용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휘발유 가격과 고속도로 통행량은 추세적으로는 정(+)의 상관도를 가진다. 경기의 레벨이 통행량, 사고건수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만 일시적으로는 음(-)의 상관관계, 즉 유가 상승이 통행 감소를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사례로는 07년 말~08년 중반까지의 유가 급상승 시기가 이에 해당한다. 당시 무연보통휘발유 가격은 1ℓ당 1550원에서 1950원 대로 30% 가까이 급등했다. 통행량 자체도 정체를 보였으며, 결국 손해율도 하락 국면이었다.

전월 평균 대비 유가 상승률은 2월 1.4%, 3월은 5.5%로 더 높아졌다. 정 애널리스트는 "계절성이 복원된다고 해도 3월 손해율은 소폭 상승에 그칠 것"이라며 하지만 "고유가가 지속되어 장기적으로 경기둔화를 초래한다면 환영할 만한 이벤트는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통행 감소 이외에도 제도의 변화(자기부담금 정률제 도입으로 과도한 자차 사고의 청구가 줄어드는) 효과가 3월부터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고 2010년 말 적용된 정비수가의 상향 등도 손해율 개선에 일조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최근 실적에서 보듯이 장기보험 손해율, 사업비율, 투자이익률 등 나머지 지표들은 매우 안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