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 다시 거품이 끼기 시작한 걸까. 아니면 워낙 혁신적인 서비스이기 때문일까. 컬러(color.com)라는 미국 신생기업에 떼돈이 몰려 화제가 되고 있다. 실리콘밸리 대표 벤처캐피털인 세콰이어 등은 최근 컬러라는 신생 기업에 4100만달러(460억원)를 투자했다.

화제가 되는 것은 상용 서비스 전에 투자한 데다 투자금액이 크고 세콰이어가 베팅을 했기 때문이다.

컬러는 '사진 일기(비주얼 다이어리)' 형태의 모바일 소셜서비스다. 폰으로 사진을 찍어 날짜별로 관리하고 공유할 수 있다. 누구든지 폰으로 찍은 사진을 남에게 보여주고 다른 사람들이 인근에서 찍은 사진을 볼 수도 있다. 자기 사진을 아무한테나 공개한다는 컨셉트부터 생소하다. 세콰이어가 베팅을 한 것은 이 서비스가 뜰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컬러 창업자는 랄라(Lala)를 창업한 빌 뉴엔이다. 랄라는 음악 1곡을 10센트에 들을 수 있는 스트리밍(실시간전송) 서비스로 "애플 아이튠즈도 위협할 수 있다"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뉴엔은 2009년 말 랄라를 애플에 팔고 1년 후 컬러를 창업했다.

컬러가 나오기 전에도 패스,인스태그램 등 비슷한 서비스가 있었다. 컬러는 이들과 달리 팔로잉 방식을 채택하지 않았다. 패스에서는 친구들만 사진을 볼 수 있는 반면 컬러에서는 촬영지 30m 이내에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사진을 볼 수 있다. 가령 레스토랑에서 폰을 꺼내 컬러 앱(응용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그곳에서 찍은 다른 사람들의 최신 사진이 뜬다.

컬러는 지난 23일 아이폰 및 안드로이드폰용 앱을 내놓았다. 누구든지 공짜로 내려받을 수 있고,앱을 실행해 이름만 입력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기능이 단순하고 쉽게 익힐 수 있다. 일차적으로는 폰으로 찍은 사진을 날짜별로 관리하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러나 혼자만 보는 게 아니다. 사진 촬영 장소에서 컬러 앱을 실행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 사진을 볼 수 있다.

비즈니스 모델은 명확하지 않다. 창업자 뉴엔은 "나중에 광고를 붙여 매출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컬러 앱을 실행하는 순간 인근 업소의 마케팅 문구가 뜨게 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 비즈니스 모델이 정착되려면 많은 사용자를 확보해야 한다. 컬러는 과연 실리콘밸리의 새로운 스타로 뜰까. 세콰이어의 베팅이 적중할지 지켜볼 일이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