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시장은 계속 위축되고 있는데도 건설업체 숫자는 줄어들지 않는 것도 건설업황을 옥죄는 문제점으로 꼽힌다.

31일 국토해양부와 대한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는 지난해 말 기준 5만7492개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종합건설업체가 1만2002개,전문건설업체가 4만5490개다. 이는 10년 전인 2000년(3만9801개)에 비해 30.8%,5년 전인 2005년(5만3594개)보다 6.4% 각각 늘어난 수치다. 종합건설사만 놓고 보더라도 10년 전과 비교할 때 1만7691개(30.7%)나 증가했다. 1999년 면허제를 폐지하고 등록제로 완화하자 너도 나도 건설사업에 뛰어들면서 출혈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건설시장의 파이는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건설투자액은 157조원으로 전년 대비 1.4%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9년(159조원)엔 전년보다 3.4% 늘었다. 경제 발전 단계가 안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축소된 데다 민간 건설시장의 핵심으로 꼽히는 주택 부문도 주택보급률 상승,부동산 경기 위축 등의 영향으로 일감이 줄고 있어서다.

이러다 보니 국내총생산(GDP)에서 건설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18%에서 2009년 16.2%,작년에는 15.1%(추정)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문제는 국내 건설산업 위축세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건설 수주는 112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5%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부문별로는 공공 부문이 4.4% 감소한 41조2000억원,주택 등 민간 부문도 4.5% 줄어든 71조2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건설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의 GDP 대비 건설산업 비중이 10%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건설산업의 중장기 전망 역시 어두운 편이다. 실제 정부의 중기 재정운용계획에서 건설 투자는 2012년 이후에도 계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GDP에서 차지하는 건설산업 비중이 2020년께엔 10% 안팎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