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주요 이코노미스트들은 세계 경제의 3대 불안 요인인 △중동 사태 △일본 방사성 물질 유출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 가운데 국제 유가 불안을 초래할 수 있는 중동 사태를 가장 큰 잠재 위험으로 꼽았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체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9일(현지시간)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마련한 세미나에서 "일본 지진 영향보다 중동 사태 확산에 따른 유가 상승이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가 상승 영향으로 1분기 생산은 증가하고 수요는 감소하는 현상이 빚어져 기업들의 재고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유가가 상승하면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줄어 성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남유럽 재정위기에 대해서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 지도자들이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노력해온 만큼 통제하지 못할 정도의 상황을 맞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이탄 해리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중동사태에 따른 유가 상승이 글로벌 경제에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리비아에 이어 또 다른 국가에서 석유 생산 차질을 빚으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유가 급등이 경기 후퇴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유가 급등은 소비자들에게 심리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투자자들은 유가 변수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OA메릴린치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달러 오르면 미국 경제성장률을 0.5%포인트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분석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