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젠 환율에 흔들리지 않는다"
"더 이상 환율 수혜 기업이 아니다. "

현대자동차가 올 1분기 '깜짝 실적'을 예고하면서 환율 리스크를 극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신영증권 등은 30일 현대차의 1분기 세전이익이 1조7000억~1조9000억원에 육박하는 등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당기순이익도 6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차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2조9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자 당시 정 · 재계 일각에서 "환율 상승 효과였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2008년 1099원(평균)이었던 원 · 달러 환율은 2009년 1278원으로 급등했다. "정부 고환율 정책에 힘입어 가만히 앉아 수출채산성 개선 효과를 누렸다"는 주장이었다. 그해 10월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현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한 조찬강연회에서 "현대차와 삼성전자는 환율 효과가 없었더라면 적자를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이후 환율은 하락하기 시작해 2010년에는 평균 1157원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현대차는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5조26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박화진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올 들어 환율이 더 떨어지고 있지만 세전이익은 역대 최고치가 예상된다"며 "고질적인 환율 리스크를 극복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해외 생산 비중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공장은 현지 통화로 원재료를 구입하고 현지 통화로 판매하기 때문에 환율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