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價 상승 더는 못버텨"…철강재값 도미노 인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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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내달초 열연 등 t당 15만원 인상
車·가전·조선·건설업계 등 원가압박 '비상'
車·가전·조선·건설업계 등 원가압박 '비상'
"걱정이 태산같습니다. 원료값이 천정부지로 올랐고,(원가 절감도)한계에 부딪힌 상황이에요. "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말이다. 정 회장은 최근 본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철강재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묻는 질문에 "철강제품 가격을 올려야 하긴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오히려 기자에게 "t당 얼마씩 올려야 하겠느냐"고 반문할 정도였다. 포스코는 철광석과 유연탄 등 원료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물가 안정화 정책을 의식해 작년 4분기 이후 철강 가격을 동결해 왔으나,이제 인내의 한계에 이르렀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포스코 "한계 상황 왔다"
포스코는 이르면 내달 초 철강제품 가격을 15~20%가량 올리기로 했다. 가장 큰 이유는 원료값 상승이다. 올 들어 철광석과 유연탄 등 철강원료 현물가격이 급등한 데 이어 올 2분기 공급 기준가격도 대폭 올랐다. 이에 따라 쇳물을 만들 때 들어가는 원가는 t당 110달러 이상 상승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원료값이 크게 올랐지만,정부의 철강재 가격 인상 자제 압박의 영향으로 포스코는 작년 4분기 이후 철강재 기준가격을 동결해 왔다.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영업이익률은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수요업계를 고려해 원가 상승분의 일부만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가격 인상과는 별도로 올해 조강생산량을 당초 계획보다 100만t 이상 늘리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국내 냉연과 조선,자동차업체들이 일본산 철강재를 대체할 긴급 물량을 요청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산업계 생산원가 상승 불가피
포스코가 철강재 가격을 올리면 현대제철 동국제강 동부제철 현대하이스코 등 다른 철강업체들도 잇달아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경중 유진투자증권 이사는 "포스코의 공급 기준가격이 국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다른 철강사들도 줄줄이 철강재값을 올리고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철강재 가격이 오르면 자동차 조선 전자 건설 등 연관 제조업체들의 생산원가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재를 많이 쓰는 업계의 생산원가 상승 압력이 거세지는 이른바 '후방 효과'가 나타난다는 얘기다. 특히 선박건조에 사용되는 후판 구매비용이 전체 생산원가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조선업계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재값 인상과 함께 국제 유연탄 가격 급등 여파로 국내 시멘트값도 내달 초부터 인상될 전망이다. 쌍용양회 동양시멘트 등 주요 시멘트 업체들은 현재 t당 5만2000~5만3000원대인 가격을 6만7500원으로 올리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최근 수요업체에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철강제품과 시멘트 등 산업재 가격 인상으로 산업계 전반의 생산원가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