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명품 몽블랑을 수입 · 판매하는 유로통상은 지난 2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컨템포러리 레스토랑 '더 비스트로 4810'을 열었다. 개점한 지 두 달이 채 안돼 벌써 강남의 맛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패션산업이 외식 문화 인테리어 등의 라이프스타일 산업과 연계되고 있는 것이다.

'더 비스트로 4810'은 현대적인 감각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매장 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이승욱 매니저(사진)는 "'4810'은 이탈리아와 프랑스 국경에 있는 알프스 산맥의 최고봉 '몽블랑'의 높이(단위는 m)를 뜻한다"며 "몽블랑 정상의 만년설처럼 일관된 맛을 내는 명품 요리와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이런 이름을 내걸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몽블랑'을 명품 필기구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유로통상의 럭셔리 비즈니스 노하우가 이 레스토랑에 접목됐다. 클래식한 버건디(암적색) 컬러의 매장 외부 전경이 주변 상권에서 쉽게 눈에 띈다. 매장 분위기도 고급스러운 유럽풍 디자인으로 꾸몄다. 베이지와 화이트 톤의 깔끔한 테이블과 의자,고풍스럽고 차분한 스타일의 나무 장식재로 마감한 매장 내부는 현대적이면서도 클래식하다. 좌석은 24석 규모로 조용하고 아늑한 편이다. 소비자들이 조리과정을 볼 수 있는 '오픈 주방' 트렌드에 맞춰 매장 한켠에 마련한 주방을 반쯤 개방해 주방 내부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음식을 담아내는 그릇도 유럽 감각의 디자인으로 꾸몄다.

메뉴판에는 에피타이저 8가지와 4가지씩의 생선요리 고기요리 디저트로 개성을 담았다. 청담동 맛집인 이탈리안 레스토랑 '루고' 출신의 제프리 김 셰프가 주방을 총괄한다. 김 셰프는 미국 유명 레스토랑에서 전수받은 정통 유럽식 요리를 자신만의 요리로 재해석해 내놓고 있다. 이탈리안 요리들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메뉴들로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다. 계절별로 1~2개월마다 셰프 재량껏 메뉴를 바꾸기 때문에 매장을 찾을 때마다 '오늘은 어떤 요리를 맛볼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과 새로움을 안겨준다.

단품 메뉴도 있지만 이곳에서는 본인 취향대로 골라먹는 코스 메뉴가 인기다. 바쁜 직장인들의 짧은 점심시간을 감안해 익스프레스 메뉴도 내놓고 있다. 가격(부가세 별도)은 런치 코스(4가지)가 3만3000원,익스프레스 런치(3가지) 2만5000원,디너코스(6가지) 6만5000원이다.

셰프의 손길이 담긴 시그니처 메뉴를 코스별로 즐길 수 있는 점은 '비스트로 4810'이 각광받는 비결이다. 김 셰프의 대표 요리로는 독특한 허브 향과 참숯 향기가 밴 한우 스테이크,치즈 속에 바람을 넣어 풍선모양으로 만든 홈메이드 모짜렐라 치즈 샐러드,망고와 타이커리 소스를 곁들인 소프트 크랩,구운 양파와 버섯 · 바질 · 버터를 얹은 농어요리 등을 꼽을 수 있다. 테이블 위에서 즉석으로 만들어주는 파마산 치즈 아이스크림은 맛은 물론 볼거리도 제공한다. 김 셰프는 "이곳 주방에는 대형 냉장고가 없다"며 "다른 레스토랑처럼 식자재를 쌓아놓고 쓰지 않고,그날그날 들여온 신선한 재료를 바로 요리로 만들어 내놓는다"고 설명했다. (02)518-4810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