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설마 국가가 파산하겠냐고? 스페인은 400년간 13번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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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내몰린 선진국 국가부채
공공지출 줄이고 전담기구 설립
글로벌 경제 동반몰락 막아야
자크 아탈리, 더 나은 미래 | 자크 아탈리 지음 | 양진성 옮김 | 청림출판 | 240쪽 | 1만4800원
공공지출 줄이고 전담기구 설립
글로벌 경제 동반몰락 막아야
자크 아탈리, 더 나은 미래 | 자크 아탈리 지음 | 양진성 옮김 | 청림출판 | 240쪽 | 1만4800원
리비아의 카다피를 응징하러 나선 미국의 걱정거리는 하루 평균 1억달러에 달하는 전쟁비용이다. 미국 정부가 국내외에서 빌린 공공부채는 지난해 11조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54%,조세 수입의 674%에 달한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부채의 절반 이상을 새로 대출해서 갚았는데 이 중 절반은 일본과 중국에서,나머지는 다른 국가들에서 빌렸다.
리비아 공습에 앞장서고 있는 프랑스와 영국도 비용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프랑스의 공공부채는 GDP의 77%,연간 조세 수입의 535%에 육박한다. 영국의 공공부채는 GDP의 100%에 가깝다. 대지진으로 비상이 걸린 일본의 사정은 더하다. 짐바브웨를 빼면 공공부채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가 일본으로 GDP의 204% 규모다.
유럽 최고의 석학으로 꼽히는 자크 아탈리 플래닛 파이낸스 회장은 《자크 아탈리,더 나은 미래》에서 세계 각국,특히 선진국들이 당면한 공공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한다. 그는 "서구 국가들이 부채를 줄이려 노력하지 않는 한 은행도 이제는 이들 국가에 더 이상 돈을 빌려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국가 파산에 이르지 않으려면 서둘러 행동에 나서라고 촉구한다.
설마 국가가 파산하겠나 싶겠지만 이런 예는 역사적으로 너무나 많다. 스페인은 1500년부터 1900년까지 국가부채 때문에 13번을 파산해 국가 파산 최고 기록을 갖고 있다. 30년 전쟁을 치르면서 국고가 텅텅 빈 프랑스는 1648년부터 10년이나 파산 상태였다.
아탈리는 지난 1000여년에 걸친 공공부채와 국가 파산의 역사를 70여쪽에 걸쳐 소개한 뒤 이로부터 12가지의 교훈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중에서도 눈여겨봐야 할 것은 공공부채의 채무국들은 항상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는 점이다. 공공부채 해결을 위해서는 세금 인상,지출 축소,경제성장률 높이기,금리 인하,인플레이션,전쟁,외부의 도움,파산 선언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쓸 수 있지만 어느 것도 쉽지는 않다.
더욱이 주요국 공공부채의 가파른 상승세는 더욱 심각한 문제다. 금리가 거의 제로 상태인데도 일본의 공공부채는 2014년 245%,2020년엔 300%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결제은행은 미국의 연방부채가 2020년까지 GDP의 15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프랑스의 경우 올해부터 공공부채 증가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차기 대통령은 임기 내내 긴축정책을 시행하거나 부채에 대한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거라고 저자는 경고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아탈리는 국가 부채의 지나친 축적은 유로의 추락과 전 세계 경기침체로 이어지고 달러의 추락과 전 세계 인플레이션을 촉발해 종국에는 경기침체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몰락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 과정에서 어떤 나라는 잠시 이익을 볼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모두가 피해자가 될 거라는 얘기다.
따라서 공공부채를 줄이기 위한 모두의 대각성과 뼈를 깎는 노력,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실행이 필요하다. 아탈리는 프랑스에 대해 국방 · 민간 · 사회 행정부의 인원을 절반으로 줄이고 산업 보조금 대폭 축소,조세감면 범위와 세금공제 축소 등의 과감한 개혁을 주문했다. 유럽연합에 대해서는 공공지출 축소와 함께 유럽 내 부채를 총괄 관리할 유럽재무관리기구 설립과 유럽채권 발행을 통한 채무조정 필요성을 제안했다.
아울러 부채문제를 해결할 유일하고 진정한 방법은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이라고 강조한다. 빌린 돈으로 부채를 갚는 악순환에서 벗어나 공공부채를 공공인프라 확충과 새로운 기술발전에 투자해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것이 근원적인 문제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가부채가 400조원에 육박한 한국 또한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리비아 공습에 앞장서고 있는 프랑스와 영국도 비용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프랑스의 공공부채는 GDP의 77%,연간 조세 수입의 535%에 육박한다. 영국의 공공부채는 GDP의 100%에 가깝다. 대지진으로 비상이 걸린 일본의 사정은 더하다. 짐바브웨를 빼면 공공부채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가 일본으로 GDP의 204% 규모다.
유럽 최고의 석학으로 꼽히는 자크 아탈리 플래닛 파이낸스 회장은 《자크 아탈리,더 나은 미래》에서 세계 각국,특히 선진국들이 당면한 공공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한다. 그는 "서구 국가들이 부채를 줄이려 노력하지 않는 한 은행도 이제는 이들 국가에 더 이상 돈을 빌려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국가 파산에 이르지 않으려면 서둘러 행동에 나서라고 촉구한다.
설마 국가가 파산하겠나 싶겠지만 이런 예는 역사적으로 너무나 많다. 스페인은 1500년부터 1900년까지 국가부채 때문에 13번을 파산해 국가 파산 최고 기록을 갖고 있다. 30년 전쟁을 치르면서 국고가 텅텅 빈 프랑스는 1648년부터 10년이나 파산 상태였다.
아탈리는 지난 1000여년에 걸친 공공부채와 국가 파산의 역사를 70여쪽에 걸쳐 소개한 뒤 이로부터 12가지의 교훈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중에서도 눈여겨봐야 할 것은 공공부채의 채무국들은 항상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는 점이다. 공공부채 해결을 위해서는 세금 인상,지출 축소,경제성장률 높이기,금리 인하,인플레이션,전쟁,외부의 도움,파산 선언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쓸 수 있지만 어느 것도 쉽지는 않다.
더욱이 주요국 공공부채의 가파른 상승세는 더욱 심각한 문제다. 금리가 거의 제로 상태인데도 일본의 공공부채는 2014년 245%,2020년엔 300%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결제은행은 미국의 연방부채가 2020년까지 GDP의 15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프랑스의 경우 올해부터 공공부채 증가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차기 대통령은 임기 내내 긴축정책을 시행하거나 부채에 대한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거라고 저자는 경고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아탈리는 국가 부채의 지나친 축적은 유로의 추락과 전 세계 경기침체로 이어지고 달러의 추락과 전 세계 인플레이션을 촉발해 종국에는 경기침체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몰락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 과정에서 어떤 나라는 잠시 이익을 볼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모두가 피해자가 될 거라는 얘기다.
따라서 공공부채를 줄이기 위한 모두의 대각성과 뼈를 깎는 노력,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실행이 필요하다. 아탈리는 프랑스에 대해 국방 · 민간 · 사회 행정부의 인원을 절반으로 줄이고 산업 보조금 대폭 축소,조세감면 범위와 세금공제 축소 등의 과감한 개혁을 주문했다. 유럽연합에 대해서는 공공지출 축소와 함께 유럽 내 부채를 총괄 관리할 유럽재무관리기구 설립과 유럽채권 발행을 통한 채무조정 필요성을 제안했다.
아울러 부채문제를 해결할 유일하고 진정한 방법은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이라고 강조한다. 빌린 돈으로 부채를 갚는 악순환에서 벗어나 공공부채를 공공인프라 확충과 새로운 기술발전에 투자해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것이 근원적인 문제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가부채가 400조원에 육박한 한국 또한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