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계속되면서 TV홈쇼핑에서 식품 매출이 부쩍 늘었다. 홈쇼핑은 주로 대용량으로 식품을 판매해 예년에는 소비가 활발하지 않았지만 최근 고물가, 고유가로 김치나 생선처럼 자주 식탁에 올리는 품목을 비교적 싼값에 사서 집에서 배달 받으려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GS샵 TV홈쇼핑에서 올해 들어 신선식품 편성은 작년보다 3배 이상 늘었으며 시간당 매출도 5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예년보다 값이 치솟은 고등어나 갈치, 굴비 등 생선류가 인기 상품으로, 지난 15일 영광 굴비 세트가 시중가보다 저렴한 1마리당 1천200원에 나오자 50분 만에 3천 세트가 팔려나갔다. 같은 날 나온 훈제오리 세트도 방송 종료를 11분 앞둔 49분 만에 6천 세트가 매진돼 다음 방송이 긴급히 편성됐다. CJ오쇼핑에서도 생물 고등어보다 저렴하게 나온 안동 간고등어가 지난 3일 오전 8시에 편성된 방송에서 1시간 만에 8천 세트 전량 판매되는 등 지난달부터 매 방송마다 매진 행렬 중이다. GS샵 관계자는 "신선식품 방송이 시간을 모두 채우지 못하고 매진되면 바로 뒷 방송 PD는 부랴부랴 시간을 앞당겨 방송해야 하기 때문에 홈쇼핑 PD들 사이에서 식품 바로 뒷방송 시간이 '기피 대상 1순위'가 됐을 정도"라고 전했다. 김치 역시 예년보다 한 달가량 빠른 2월말~3월초에 판매 방송이 시작돼 인기를 끌고 있다. 작년 김장철 배추, 무, 대파 등 가격이 폭등해 김장김치를 적게 담갔거나 새해 들어 여전히 비싼 배춧값으로 김치를 담그지못하고 있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CJ오쇼핑이 지난달 25일 판매한 김치 제품은 방송 1주일 전부터 방송 직전까지 인터넷을 통해 들어온 주문량이 작년보다 5배가량 급증했고 방송 당일에도 30분 만에 3천 세트가 팔렸으며, 지난 14일에도 3천500세트가 나갔다. GS샵도 예년에는 3월말에야 시작하던 포장김치 판매 방송을 20여 일 앞당겨 지난 9일 시작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시중에서 고등어, 배추 등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가격 변동이 적은 홈쇼핑 상품들로 주문이 몰리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외식 비용이 치솟아 가정에서 밥을 해먹는 집이 늘면서 조리도구 매출도 덩달아 증가했다. GS샵은 이달 들어 직화오븐, 프라이팬, 압력솥, 냄비 등 주방 조리도구로 작년 동기보다 20%가량 많은 시간당 3억~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