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대 리비아 공습은 북한이 향후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에 저항하며 핵무기 보유 및 강화를 향한 노력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오스트리아 빈 대학의 북한문제 전문가 루디거 프랭크 교수는 22일 북한전문 웹사이트 ‘38 North’에 기고한 ‘북한의 리비아 교훈’이란 글에서 이번 리비아 공습은 북한내 핵협상론자들의 입지를 위축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랭크 교수는 “북한 지도부는 지난 주말 대규모 리비아 공습을 주의깊게 지켜봤을 것” 이라며 “북한은 이번 사태에 대해 경계심을 가지면서도 그들의 노선에 대해 틀림없이 만족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003년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WMD) 포기를 선언하고 국제사회의 사찰을 수용했던 ‘리비아식 모델’을 따를 것을 국제사회로부터 요구받았으나 거부해왔다.

리비아식 모델을 따르지 않고 핵 역량을 강화시켜온 북한으로서는 리비아가 서방으로부터 공습을 받은 이유를 “핵을 포기했기 때문”이라는데서 찾으며 비핵화 협상에서 더욱 완강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게 프랭크 교수의 분석이다.

프랭크 교수는 “김정일이 카다피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주장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며 “2005년 당시 한국의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은 리비아를 방문해 카다피에게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의 핵무기 포기를 설득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과거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평화공존 노선이 소련 붕괴를 초래했고, 사담 후세인의 국제사회 사찰 수용이 이라크 정권붕괴를 가져왔다는 해석에 덧붙여 이번 리비아 사태를 겪으면서 체제유지를 위한 반면교사로 삼을 것으로 내다봤다.

프랭크 교수는 “구 소련, 이라크, 리비아는 모두 경제적 미끼를 물면서 어리석게도 자신들을 무장해제시켰고, 스스로 지킬 힘이 없게 되자 서방국가들은 무자비하게 공격했다는 것이 북한 지도부의 해석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체제내에 김정일 위원장에게 ‘서방과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 비핵화의 길을 찾아보자’고 건의하는 엘리트 그룹이 있다면 그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침묵을 지킬 것이며, 선군정책을 위한 경제적 대가가 너무 크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오류를 인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프랭크 교수는 “핵문제에서는 한치도 양보하지 않는 입장이 당분간 북한의 대외정책에서 지속적으로 핵심 패러다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모바일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