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강만수 회장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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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기획재정부 장관 시절 직설적인 스타일로 이름을 날렸다. 통화옵션상품인 'KIKO' 문제가 터지자 이를 판 은행에 'S기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환율정책과 관련해서도 무역수지 흑자를 위해 어느 정도 높은 환율이 불가피하다는 소신을 폈다.
이랬던 그가 최근 산은금융지주 회장에 임명되면서 크게 달라졌다. 일단 말을 아끼는 게 가장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지난 14일 취임식 때 기자들이 메가뱅크 문제 등에 대해 질문 공세를 퍼부었지만 침묵으로 일관했다. 22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산은 민영화 등 핵심 질문에 대해 "앞으로 잘 생각해 보겠다"고만 답했다.
이처럼 강 회장이 달라진 이유가 뭘까. 금융계에선 그가 산은금융지주 회장으로 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는 점을 우선 꼽는다. 그의 이름은 최근 잇따른 민간 금융지주회사 회장 인선 때마다 '단골'처럼 오르내렸다.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핵심 실세로서 강만수 이름 석자의 무게감은 그만큼 컸다. 그러나 실제로 강 회장이 그 자리를 희망하고 있다는 말을 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산은금융지주 회장직에 온 이후에도 그의 '수난'은 그칠 줄 몰랐다. 연봉 인상설이 대표적 예다. 본인이 그런 요구를 했다는 얘기는 물론 없었지만,그가 2008년 재정부 장관 시절 공기업 임금 삭감을 주도했던 것과 맞물려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야 했다. 또 지주사 회장 겸 은행장 신분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매달 한국은행 총재가 주최하는 은행장 모임에 참석해야 하지만 '급'이 안 맞아 강 회장 대신 수석부행장이 참석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얘기도 들렸다.
그는 달라졌다는 지적에 대해 "밖에 있을 때는 내맘대로 생각하고 말했지만 안에 들어와 책임을 지고 일하는 입장에서 어느 정도 생각이 달라지는 건 정상"이라며 "앞으로 (말보다) 행동과 결과로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내가 말을 하면 언론에서 '후배 하는 일에 선배가 말뚝을 박았다'고 쓸 것"이라며 "정책당국이 결정한 사안은 생각이 있어도 말하지 않겠다"고 몸을 낮췄다. 후배보다 낮은 자리로 간 강 회장의 입과 행보에 금융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호기 경제부 기자 hglee@hankyung.com
이랬던 그가 최근 산은금융지주 회장에 임명되면서 크게 달라졌다. 일단 말을 아끼는 게 가장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지난 14일 취임식 때 기자들이 메가뱅크 문제 등에 대해 질문 공세를 퍼부었지만 침묵으로 일관했다. 22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산은 민영화 등 핵심 질문에 대해 "앞으로 잘 생각해 보겠다"고만 답했다.
이처럼 강 회장이 달라진 이유가 뭘까. 금융계에선 그가 산은금융지주 회장으로 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는 점을 우선 꼽는다. 그의 이름은 최근 잇따른 민간 금융지주회사 회장 인선 때마다 '단골'처럼 오르내렸다.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핵심 실세로서 강만수 이름 석자의 무게감은 그만큼 컸다. 그러나 실제로 강 회장이 그 자리를 희망하고 있다는 말을 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산은금융지주 회장직에 온 이후에도 그의 '수난'은 그칠 줄 몰랐다. 연봉 인상설이 대표적 예다. 본인이 그런 요구를 했다는 얘기는 물론 없었지만,그가 2008년 재정부 장관 시절 공기업 임금 삭감을 주도했던 것과 맞물려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야 했다. 또 지주사 회장 겸 은행장 신분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매달 한국은행 총재가 주최하는 은행장 모임에 참석해야 하지만 '급'이 안 맞아 강 회장 대신 수석부행장이 참석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얘기도 들렸다.
그는 달라졌다는 지적에 대해 "밖에 있을 때는 내맘대로 생각하고 말했지만 안에 들어와 책임을 지고 일하는 입장에서 어느 정도 생각이 달라지는 건 정상"이라며 "앞으로 (말보다) 행동과 결과로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내가 말을 하면 언론에서 '후배 하는 일에 선배가 말뚝을 박았다'고 쓸 것"이라며 "정책당국이 결정한 사안은 생각이 있어도 말하지 않겠다"고 몸을 낮췄다. 후배보다 낮은 자리로 간 강 회장의 입과 행보에 금융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호기 경제부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