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대표이사의 횡령 및 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오리온그룹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검사 이중희)는 22일 오전 서울 문배동 오리온그룹 본사와 논현동에 있는 계열사 스포츠토토 등 8~9곳에 검사와 수사관 30여명을 보내 자금사용 내역을 알 수 있는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각종 전산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에 앞서 최근 참고인 소환조사를 진행해왔다. 검찰은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압수물을 분석한 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등 관계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앞서 지난해 8월 담 회장에 대해 40억원 횡령과 10억원 탈세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국세청은 오리온그룹이 서울 청담동 마크힐스 대지를 시행사 E사에 헐값에 매각하고 이후 시공을 계열사인 메가마크가 맡는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에 대해 지난해 상반기 세무조사를 벌인 바 있다.

검찰은 담 회장이 2000년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면서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을 고의로 낮게 책정해 불법적으로 지분을 늘렸다는 의혹도 살펴보고 있으나 10년이 지난 사안이라 일단 주요 혐의에서는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 회장은 2005년 주당 2만5000원에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온미디어 주식 16만5000주를 인수했다가 지난해 6월 CJ그룹에 온미디어를 매각하면서 수십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의혹을 받고 있다. 재계 순위 60위권인 오리온그룹은 2001년 9월 모그룹인 동양그룹에서 제과업과 엔터테인먼트 업종을 중심으로 계열 분리했다. 담 회장은 동양그룹 창업주 고(故) 이양구 전 회장의 둘째 사위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