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원자로 2,3호기에서 솟아오른 원인 불명의 연기로 중단됐던 전력 복원 작업이 완료됐다.

도쿄전력은 22일 1~4호기의 외부 전력 공급 작업을 마쳤고 3,4호기에 대한 방수 작업도 재개했다고 밝혔다. 이날 2호기의 주제어실(MCR)에 전력을 공급했고,4호기도 이날 오전 전력공급선을 복원했다. 5,6호기는 지난 주말부터 전력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1호기는 지난 21일 밤 전력공급선이 복원된 만큼 1~6호기 모두 냉각 시스템 가동 준비가 끝난 셈이다.

전날 연기가 피어오른 2,3호기에서 22일 오전에도 흰색 연기가 솟아 올랐지만 전력복구 작업에 장애를 줄 만한 것은 아니었다. 도쿄전력은 2호기에서 약 1㎞ 떨어진 원전 정문 부근에서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 회색 연기가 솟아오른 21일 오후보다 오히려 수치가 내려갔다고 확인했다. 기타자와 도시미 방위상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전날 발생한 3호기의 회색 연기는 온도 상승에 따라 뭔가 잔해가 탄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2호기의 흰색 연기도 수증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후쿠시마 제1원전에 전력이 공급돼 원자로가 정상적으로 냉각되더라도 1~6호 원자로는 모두 폐쇄될 전망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수소폭발로 원자로 건물의 지붕이 날아가거나 노심이 녹는 등 문제가 발생한 1~4호기에 대해 기술적으로 재가동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이번 대지진과 쓰나미의 피해가 크지 않은 5호기와 6호기도 현지 주민 정서를 고려하면 가동이 어렵기 때문에 폐쇄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1~3호기는 수소폭발로 원자로의 핵연료봉 손상이 심해 방사성 물질 방출량이 많아 폐쇄에 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도쿄전력은 예상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원전 문제와 관련,"객관적인 상황을 토대로 재가동할 것인지 여부를 확실히 하겠다"고 밝혀 사고가 수습돼도 재가동이 곤란하다는 입장임을 내비쳤다.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 지방자치단체들은 정부가 원전 폐쇄를 전제로 피해 수습에 나설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한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20㎞가량 떨어진 지역의 방사선 수치가 평상시의 1600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관계자가 밝혔다. 이 관계자는 IAEA 조사단의 측정 결과 후쿠시마현 동부 나미에(浪江) 지역에서 시간당 161μSv(마이크로시버트)의 방사선이 검출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 16일 일본 문부과학성이 이 지역에서 측정했다고 밝힌 시간당 330μSv보다는 낮은 것이지만,여전히 평상시보다 월등하게 높은 수준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