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국 증시는 사흘 연속 큰 폭으로 밀려났다.일본 핵 우려에 지표 부진이 더해지면서 주요 지수들은 사흘 만에 올해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16일 뉴욕주식거래소(NYSE)의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242.12포인트(2.04%) 밀려난 11613.30으로 마감돼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지난달 중순 12391.25까지 올랐다 뒷걸음질쳐 1만2000선에서 버티던 지수는 이번주 들어서만 431포인트 급락하며 연중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256.88로 24.99포인트(1.95%) 떨어졌고,나스닥지수는 2616.82로 50.51포인트(1.89%) 하락했다.S&P500지수는 연중 최저치를,나스닥지수는 작년 12월 중순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일본 핵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우려가 증시를 압박했다.귄터 오팅어 유럽연합(EU) 에너지 장관이 일본의 원전 폭발에 따른 방사선 누출 사태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장 초반부터 매물이 쏟아졌다.일본 정부가 방사선량 증가로 원전 주변 인력을 한때 철수시키고,일본 도쿄 주재 미국 대사관이 후쿠시마 원전 반경 80㎞내 미국인 거주자에 대피령을 내렸다는 소식도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했다.

데이빗 존스 IG마켓 스트레티지스트는 “아키히토 일왕이 이례적으로 영상 메시지를 내보내면서 일본 내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됐다”고 전했다.아키히토 일왕은 전날 비디오로 녹화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 희망을 버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바레인 시위에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더해 개장 전 발표된 경제지표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나오면서 지수 낙폭은 더 깊어졌다.미국의 지난 2월 주택착공은 전월 대비 22.5%나 급감했고,소비자물가지수는 1.6% 올라 20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JP모건 등 일부 투자은행들은 미국의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일본산 부품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로 정보기술(IT)주들이 줄줄이 하락했다.반도체 칩생산 업체인 퀄컴이 4.7% 급락했고,애플도 4.5% 밀려났다.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이 뒷걸음질쳤다.도요타와 소니 등 일본 주식들의 약세도 이어졌다.

반면 사우스웨스턴에너지가 3% 넘게 오르는 등 에너지 관련주들은 3% 넘게 뛰며 두각을 나타냈다.

제프리 클라인톱 LPL파이낸셜 수석 연구원은 “일본 등 아시아 증시는 반등했지만 미국 투자자들은 아직 시장에 복귀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전문가들은 일본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 한 증시도 안정을 되찾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