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6월 종료로 예정돼 있던 양적완화 정책을 당분간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고 15일 밝혔다.또 정책금리를 최저 수준인 현재의 연 0∼0.25% 수준으로 계속 동결키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연준은 경기부양을 위해 현재 6000억달러 규모의 국채매입 등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연준의 이같은 발표는 일본 북동부 지역 대지진과 원전폭발 참사로 전세계 증시가 폭락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연준은 이날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고용사정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며 경기회복의 토대가 다져지고 있다”며 현재 경기를 진단한 뒤 이같이 밝혔다.그동안 치솟았던 국제 유가와 식량가격도 다소 안정을 찾고 있다는 게 연준의 분석이다.

연준의 이같은 상황판단은 지난 1월 “실업률을 끌어내리기에는 경기 회복세가 충분치 않다”고 표현한 것에 비해서는 상당히 진전된 것이라는 평가다.

리비아 사태 확산 등 중동 정정 불안과 일본 대지진 발생 등 돌발 변수들이 불거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존 경기부양 정책을 그대로 가져가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일본 대지진 참사로 불안심리가 확산되는 것을 막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로이터통신의 분석이다.

연준은 특히 최근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이례적으로 성명의 많은 비중을 할애했다.그러면서 “최근의 물가 폭등은 중동사태 등으로 심화된 것인 만큼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며,핵심 물가 상승률은 적절히 통제되고 있다는 것이 연준의 설명이다.

연준은 그러나 당초 일각에서 제기됐던 3차 양적완화 프로그램 가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또 일본의 대지진 사태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한편 일본 대지진이 발생하기 전까지만해도 강한 경기회복세를 근거로 양적완화 프로그램 조기 종료를 주장했던 리처드 피셔 댈러스주 연준 총재와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주 연준 총재는 이번 회의에서 경기부양책 유지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