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2호기에 이어 4호기에서도 폭발이 일어남에 따라 방사성 물질이 일본은 물론 한반도까지 영향을 미칠지 걱정하는 상황이 됐다. 방사성 물질은 무색 무취해 눈에 보이지도 않게 인체에 해를 미치는 탓에 누출 지역으로부터 멀리 떨어지는 게 최선의 예방책이다.

◆방사성 물질의 안전 기준과 위험성=일본 원자력안전보안원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인근에서는 시간당 8.217mSv의 방사선이 누출되고 있다. 이는 일반인의 연간 피폭 한도인 1mSv의 8배가 넘는 양이어서 주민들의 대피가 요구되고 현장 인근의 사태 수습 종사자도 교대로 나서야 할 정도다. 원전 종사자는 연간 50mSv,5년 누적으로 100mSv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돼선 안 된다는 안전기준이 마련돼 있다. 건강검진시 흉부 X-레이 사진을 한번 촬영하면 약 0.02mSv의 유효선량을 받으며 흉부 CT(컴퓨터단층촬영)는 1회에 8mSv,복부 CT는 10mSv의 유효선량에 노출된다. 시간당 8mSv의 방사선이 누출되는 경우라면 최소 20~50㎞는 떨어져야 방사선 피폭으로부터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방사성 물질의 확산 가능성=방사선의 세기는 방사능 핵종의 반감기에 따라 강도와 지속시간이 달라진다. 이번에 누출된 방사성 물질 중 세슘-137번은 반감기가 30년,스트론튬-90번은 29년으로 한번 누출된 방사선은 여간해선 약화되지 않는다. 다행스럽게 계절적 지리적 영향으로 요즘에는 편서풍이 불어 서태평양 쪽으로 방사성 물질이 이동하고 있다. 방사성 물질은 원자량이 무거워도 자체 중량은 먼지와 마찬가지로 가볍기 때문에 기류를 타고 어디든지 갈수 있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폭파사고로 한반도 대기에서도 미량의 방사성 물질이 증가했으며 심지어 1940년대와 1950년대에 남태평양의 여러 섬에서 핵폭탄 폭발시험이 이뤄진 영향으로 지금도 제주도 토양에서는 인체에 무해한 극미량의 세슘이 검출되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