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수출입은행장(사진)은 15일 "정부에서 정책금융기관의 업무 중복을 피하기 위해 통합 내지 기능 재편을 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무역보험공사와 수출입은행도 전체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통합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원전이나 고속철도 등 대형 프로젝트들을 하려면 다른 나라의 정책금융기관들과 경쟁해야 하는데 우리 기관들끼리 중복된 부분이 있으면 손실을 볼 수 있으니 효율성 면에서 조정하자는 것"이라며 "그런 움직임이 정부에서 있다"고 설명했다.

김 행장의 이 같은 발언은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밝힌 정책금융기관 재편을 통한 글로벌 투자은행(IB) 육성 계획이 정부 내에서 공식적으로 진행 중임을 확인해준 것이어서 주목된다. 당시 김 위원장은 산업은행 · 정책금융공사 · 수출입은행 · 무역보험공사 등 4개 기관의 기능 중복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과거 수출입은행과 함께 있다가 분리된 무역보험공사(옛 수출보험공사)를 다시 통합하는 데 찬성했다. 김 행장은 "정부에서 하는 것이지만 (무역보험공사의) 보험과 (수출입은행의) 보증이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국내 기업의 시설자금을 돕기 위한 기관이며 일부 중소기업 대출을 제외하면 수출입은행과 업무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수출입은행의 각종 인수 · 합병(M&A) 중개와 투자자 알선 등 IB 기능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를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결성해 인력 · 조직 재편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IB 업무를 하려면 충분한 자본과 인력이 필요하다"며 "외국 IB 인력을 가까운 시일 내에 스카우트하고,수출입은행법에 IB 기능을 위한 알선 · 중개(브로커)업을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