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도권을 포함한 간토(關東) 지역의 전력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도쿄전력은 지난 13일 밤 '계획 정전'을 공식 발표했다. 구역을 정해 돌아가면서 단전을 하는 것이다. 일본에서 이 같은 제한 송전은 2차대전 이후 처음이다. 일본의 전력 부족이 얼마나 심각하기에 계획 정전을 할 수밖에 없을까.

도쿄전력의 평상시 전력 공급은 5200만㎾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 11일 오후 발생한 대지진으로 2100만㎾ 정도의 공급능력이 차질을 빚고 있다.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후쿠시마 제1원전과 제2원전(총 910만㎾)이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로 가동을 멈췄고,화력발전소 5곳(약 700만㎾)도 운전이 정지됐기 때문이다. 현재 공급여력이 3100만㎾에 그친다는 얘기다. 도쿄전력 관할 지역의 봄철 전력 수요는 4100만㎾에 달한다. 공급여력(3100만㎾)에 비해 1000만㎾ 정도가 많은 셈이다. 이대로 가다간 대규모 불시 정전 사태를 피할 수 없다는 게 도쿄전력의 판단이다. 한국과 달리 일본은 송전망이 큰 지역별로 구분돼 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