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etter life] "인공관절 수술 후 치명적 혈관 막힘…정맥혈전색전증, 약물요법으로 예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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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포커스
박윤수 대한고관절학회 진료지침위원장
박윤수 대한고관절학회 진료지침위원장
"60대가 넘어 고관절(엉덩이관절)이나 무릎관절에 인공관절을 심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술은 잘됐지만 며칠 후 갑자기 심장마비로 사망하거나 죽을 뻔한 위기에 처한 경우가 드물게 생깁니다. 따라서 이를 예방하기 위한 약물요법이 강조될 필요가 있습니다. "
박윤수 대한고관절학회 진료지침위원장(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 · 사진)은 오는 5월 춘계학회를 앞두고 '고관절 수술에 대한 정맥혈전색전증 예방 권고안'을 최근 마련했다. 아직은 인공관절 수술 환자의 정맥혈전색전증 발병 위험성에 대해 일반인은 물론 의사들의 인식도 낮은 상황에서 국내외 진료 경향을 반영해 한국 실정에 맞는 절충안을 도출했다.
정맥혈전색전증은 정맥에 생성된 혈전(피떡)이 혈류의 흐름을 차단하는 질환이다. 혈전이 다리의 심부정맥을 막으면 심부정맥혈전증(DVT),폐동맥을 막으면 폐색전증(PE)이라 한다. 특히 폐색전증은 심한 경우 수분 내에 급사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학회는 이번 권고안에서 △60세 이상 △비만(체질량지수 30 이상) △탈수 △하나 이상의 동반 내과질환(심장질환 대사성 · 내분비 · 호흡기 · 급성 감염성 · 염증성 질환) △호르몬 치료 또는 여성호르몬이 포함된 피임약 복용 △현재 암을 앓고 있거나 치료 중인 환자 △중증 치료를 위해 입원 중인 환자 △정맥염이 동반된 하지정맥류 △혈전 호발 소인 △정맥혈전색전증 과거력 등의 정맥혈전색전증 위험인자를 하나라도 갖고 있으면 약물요법을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권고안은 인공고관절 치환수술을 받은 사람을 △정맥혈전색전증 발생 위험과 출혈성 경향이 보통인 경우 △정맥혈전색전증 위험이 높되 출혈성 경향은 보통인 경우 △정맥혈전색전증 위험은 보통이되 출혈성 경향은 높은 경우 △둘 다 높은 경우 등 4가지로 분류해 물리요법과 약물요법을 적절하게 조합해 예방요법을 시행하도록 규정했다.
정맥혈전색전증이 생길 위험이 높은 경우 아스피린,와파린,저분자량 헤파린,폰다파리눅스,리바록사반 중 하나를 선택해 최소 7일,최장 35일간 투여할 것을 권장했다. 아스피린은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는 약으로 정맥혈전색전증 예방에 최적의 약물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사용하면서 그 효과가 경험적으로 인정되는 약물이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사용돼 온 와파린은 혈액을 응고시키는 데 관여하는 비타민K를 억제해 혈액응고를 방지한다. 효과가 들쑥날쑥해 적정량을 투여하기 위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시행해야만 출혈 등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게 단점이다. 다른 약물 또는 음식과의 상호작용도 많은 편이다. 리바록사반은 혈액응고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10인자(Factor Xa)를 직접적으로 억제해 정맥혈전색전증을 효과적으로 예방한다. 현재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의 정맥혈전색전증 예방용으로 허가받았으며 하루 한 번 복용으로 충분하고,음식 또는 약물과 상호작용이 없으며,모니터링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안전성이 높다.
박 위원장은 "정맥혈전색전증 경향이 높다고 이를 예방하는 약을 마구잡이로 투여하면 출혈 위험성이 높아져 뇌출혈 등에 빠질 위험성도 커진다"며 "출혈 위험성이 높은 경우 항혈전스타킹,족부펌프장치(발목을 감싸서 압력을 가해 혈류가 다리 위쪽으로 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줌),간헐적 공기압박장치(종아리까지 감싸는 혈류개선장치)를 이용하는 물리요법 위주로 예방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스타킹은 다리 전체에 균일한 압박이 가해져 오히려 혈액순환이 저해되고 접촉성 피부 알레르기가 유발될 수 있다"며 "압박력이 발목 쪽은 강하고 무릎 쪽으로 올라갈수록 약해지는 항혈전 스타킹을 신어야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인공관절 수술로 인한 정맥혈전색전증 발생위험을 작게는 0.5~1%,많게는 2~3%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보다는 유럽 학계가,정형외과 전문의보다는 혈관내과 전문의들이,원로 의사들보다는 소장파 의사들이 정맥혈전색전증 예방을 위한 약물요법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그동안 인공관절 수술 후 갑자기 상태가 나빠지면 폐색전증일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고령이나 건강상태의 급작스런 악화로 인한 심장마비로 간주하고 그냥 넘어갔다"며 "최근 그 원인과 효과적인 예방책을 알게 된 만큼 이번에 마련된 권고안에 많은 의사들이 공감하고 따라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박윤수 대한고관절학회 진료지침위원장(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 · 사진)은 오는 5월 춘계학회를 앞두고 '고관절 수술에 대한 정맥혈전색전증 예방 권고안'을 최근 마련했다. 아직은 인공관절 수술 환자의 정맥혈전색전증 발병 위험성에 대해 일반인은 물론 의사들의 인식도 낮은 상황에서 국내외 진료 경향을 반영해 한국 실정에 맞는 절충안을 도출했다.
정맥혈전색전증은 정맥에 생성된 혈전(피떡)이 혈류의 흐름을 차단하는 질환이다. 혈전이 다리의 심부정맥을 막으면 심부정맥혈전증(DVT),폐동맥을 막으면 폐색전증(PE)이라 한다. 특히 폐색전증은 심한 경우 수분 내에 급사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학회는 이번 권고안에서 △60세 이상 △비만(체질량지수 30 이상) △탈수 △하나 이상의 동반 내과질환(심장질환 대사성 · 내분비 · 호흡기 · 급성 감염성 · 염증성 질환) △호르몬 치료 또는 여성호르몬이 포함된 피임약 복용 △현재 암을 앓고 있거나 치료 중인 환자 △중증 치료를 위해 입원 중인 환자 △정맥염이 동반된 하지정맥류 △혈전 호발 소인 △정맥혈전색전증 과거력 등의 정맥혈전색전증 위험인자를 하나라도 갖고 있으면 약물요법을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권고안은 인공고관절 치환수술을 받은 사람을 △정맥혈전색전증 발생 위험과 출혈성 경향이 보통인 경우 △정맥혈전색전증 위험이 높되 출혈성 경향은 보통인 경우 △정맥혈전색전증 위험은 보통이되 출혈성 경향은 높은 경우 △둘 다 높은 경우 등 4가지로 분류해 물리요법과 약물요법을 적절하게 조합해 예방요법을 시행하도록 규정했다.
정맥혈전색전증이 생길 위험이 높은 경우 아스피린,와파린,저분자량 헤파린,폰다파리눅스,리바록사반 중 하나를 선택해 최소 7일,최장 35일간 투여할 것을 권장했다. 아스피린은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는 약으로 정맥혈전색전증 예방에 최적의 약물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사용하면서 그 효과가 경험적으로 인정되는 약물이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사용돼 온 와파린은 혈액을 응고시키는 데 관여하는 비타민K를 억제해 혈액응고를 방지한다. 효과가 들쑥날쑥해 적정량을 투여하기 위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시행해야만 출혈 등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게 단점이다. 다른 약물 또는 음식과의 상호작용도 많은 편이다. 리바록사반은 혈액응고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10인자(Factor Xa)를 직접적으로 억제해 정맥혈전색전증을 효과적으로 예방한다. 현재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의 정맥혈전색전증 예방용으로 허가받았으며 하루 한 번 복용으로 충분하고,음식 또는 약물과 상호작용이 없으며,모니터링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안전성이 높다.
박 위원장은 "정맥혈전색전증 경향이 높다고 이를 예방하는 약을 마구잡이로 투여하면 출혈 위험성이 높아져 뇌출혈 등에 빠질 위험성도 커진다"며 "출혈 위험성이 높은 경우 항혈전스타킹,족부펌프장치(발목을 감싸서 압력을 가해 혈류가 다리 위쪽으로 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줌),간헐적 공기압박장치(종아리까지 감싸는 혈류개선장치)를 이용하는 물리요법 위주로 예방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스타킹은 다리 전체에 균일한 압박이 가해져 오히려 혈액순환이 저해되고 접촉성 피부 알레르기가 유발될 수 있다"며 "압박력이 발목 쪽은 강하고 무릎 쪽으로 올라갈수록 약해지는 항혈전 스타킹을 신어야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인공관절 수술로 인한 정맥혈전색전증 발생위험을 작게는 0.5~1%,많게는 2~3%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보다는 유럽 학계가,정형외과 전문의보다는 혈관내과 전문의들이,원로 의사들보다는 소장파 의사들이 정맥혈전색전증 예방을 위한 약물요법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그동안 인공관절 수술 후 갑자기 상태가 나빠지면 폐색전증일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고령이나 건강상태의 급작스런 악화로 인한 심장마비로 간주하고 그냥 넘어갔다"며 "최근 그 원인과 효과적인 예방책을 알게 된 만큼 이번에 마련된 권고안에 많은 의사들이 공감하고 따라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