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유전 참여] MB, 왕세자에 7~8차례 친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유전 확보 뒷 얘기
"100년 내다보는 파트너 되자"
2009년 12월 곽승준에 미션
"100년 내다보는 파트너 되자"
2009년 12월 곽승준에 미션
2009년 12월 말 이명박 대통령은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을 청와대로 불렀다.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한국형 원전을 수주한 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 대통령은 곽 위원장에게 '특별 미션'을 줬다. 세계 6위의 매장량을 자랑하는 UAE 유전 개발 사업에 한국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것이었다. 곽 위원장은 부정적 입장을 전달했다. 세계 77위의 한국석유공사가 UAE에 진출해 있는 석유 메이저 업체와 비교해 기술력이나 협상력 등 어느 면으로 보나 경쟁 상대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대통령은 "석유 비즈니스로만 보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며 "UAE 측이 중요시 하는 미래전략 차원에서 접근하라"고 다시 지시했다. 이에 곽 위원장은 지난해 2월 미래기획위를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UAE 측과 협상에 나섰지만 그 과정은 험난했다. 고비 때마다 이 대통령과 UAE의 실권자인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자의 인간적 믿음이 큰 역할을 했다고 곽 위원장은 13일 전했다. 이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자는 지난해 원전 수주 과정에서 '형제'를 거론할 정도로 친분을 맺었다.
어려웠던 협상에서 첫 번째 실타래가 풀린 것은 지난해 5월 모하메드 왕세자가 방한했을 때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화학 · 조선 · 반도체 공장을 지을 때 아무것도 없었다. 황무지에서 산업화에 성공했다"며 "자동차를 세계 수준에,전자도 과거엔 밀렸는데 1등으로 올라왔다. 유전도 금방 올라갈 수 있다"고 설득했다. 이 대통령은 다시 한 번 친서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단순 유전 개발 사업자가 아니고 100년 앞을 내다보는 UAE의 경제 협력 파트너"라며 "크게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UAE 실무진은 "우리의 핵심 자산을 어떻게 믿을 수 없는 곳에 줄 수 있느냐"며 부정적인 뜻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해 7월께 UAE 측은 이 대통령의 생각을 친서에 담아 오라고 했고,곽 위원장이 이를 들고 UAE로 날아갔다. 친서엔 "석유 한 방울도 안 나오는 한국은 무엇보다 양국 간 미래전략 부문에서 가장 중요한 게 석유 자원 확보다. 왕세자께서 잘 배려해 주면 좋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후 협상이 급진전됐다. 한국석유공사와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는 지난해 8월2일 유 · 가스전 탐사 및 개발 공동참여를 위한 평가팀 구성과 국제공동비축 협력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큰 고비를 넘겼다. 이 대통령은 지난 1년여간의 협상을 직접 지휘했으며 7,8차례 친서를 모하메드 왕세자에게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 · UAE 정상회담 결과 발표에서 "특별팀을 만들어 문자 그대로 007작전으로 임했다"며 "세계 석유 메이저 회사들이 한국이 참여하는 것을 알았다면 아마도 힘들었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아부다비(UAE)=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
그렇지만 이 대통령은 "석유 비즈니스로만 보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며 "UAE 측이 중요시 하는 미래전략 차원에서 접근하라"고 다시 지시했다. 이에 곽 위원장은 지난해 2월 미래기획위를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UAE 측과 협상에 나섰지만 그 과정은 험난했다. 고비 때마다 이 대통령과 UAE의 실권자인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자의 인간적 믿음이 큰 역할을 했다고 곽 위원장은 13일 전했다. 이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자는 지난해 원전 수주 과정에서 '형제'를 거론할 정도로 친분을 맺었다.
어려웠던 협상에서 첫 번째 실타래가 풀린 것은 지난해 5월 모하메드 왕세자가 방한했을 때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화학 · 조선 · 반도체 공장을 지을 때 아무것도 없었다. 황무지에서 산업화에 성공했다"며 "자동차를 세계 수준에,전자도 과거엔 밀렸는데 1등으로 올라왔다. 유전도 금방 올라갈 수 있다"고 설득했다. 이 대통령은 다시 한 번 친서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단순 유전 개발 사업자가 아니고 100년 앞을 내다보는 UAE의 경제 협력 파트너"라며 "크게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UAE 실무진은 "우리의 핵심 자산을 어떻게 믿을 수 없는 곳에 줄 수 있느냐"며 부정적인 뜻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해 7월께 UAE 측은 이 대통령의 생각을 친서에 담아 오라고 했고,곽 위원장이 이를 들고 UAE로 날아갔다. 친서엔 "석유 한 방울도 안 나오는 한국은 무엇보다 양국 간 미래전략 부문에서 가장 중요한 게 석유 자원 확보다. 왕세자께서 잘 배려해 주면 좋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후 협상이 급진전됐다. 한국석유공사와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는 지난해 8월2일 유 · 가스전 탐사 및 개발 공동참여를 위한 평가팀 구성과 국제공동비축 협력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큰 고비를 넘겼다. 이 대통령은 지난 1년여간의 협상을 직접 지휘했으며 7,8차례 친서를 모하메드 왕세자에게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 · UAE 정상회담 결과 발표에서 "특별팀을 만들어 문자 그대로 007작전으로 임했다"며 "세계 석유 메이저 회사들이 한국이 참여하는 것을 알았다면 아마도 힘들었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아부다비(UAE)=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