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지진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13일 한국무역협회와 KOTRA 등에 따르면 일부 제조업체와 일본 동북부 지역에 진출한 유통 · 물류업체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 270여개사 대부분은 생산공장이 아닌 현지법인 사무실 정도를 두고 있어 피해액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일본 막걸리시장에 진출한 롯데주류는 현지 물품 배송이 막히면서 애를 먹고 있다. 주요 물류기지인 센다이와 오나하마 항구가 이번 지진으로 폐쇄되면서 제품 운송 기능이 완전히 마비됐기 때문이다. 롯데주류는 센다이에 보관 중인 주류 재고 손실 등으로 최대 3억엔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센다이 지역에 영업소를 둔 진로 물류센터도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식품업체인 대상재팬도 센다이 등 피해 지역에 거래처 5~6곳이 집중돼 있어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통신 두절로 아직 자세한 피해 상황 파악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요코하마 철강재가공센터는 인근 지역의 지반 침하로 인해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이번 주 내로 재가동을 준비 중이다. 이곳에선 연간 10만t의 자동차용 강판을 가공해 일본 완성차 업체들에 공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피해 상황을 조사 중이나 경미한 수준일 것"이라며 "나머지 일본 지역 내 3개 가공센터와 도쿄에 있는 포스코재팬 사무소 등은 정상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체들도 피해 여부를 조사 중이다. 하이닉스반도체는 법인 지정 창고가 나리타공항 근처에 있어 공항 폐쇄 기간에 따라 피해 규모가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이번 대지진 발생 이후 일본 내 한국 기업들은 대부분 근무를 중단하고 직원들의 신변 안전 파악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지 유통 및 물류거점을 보유한 업체들의 경우 해당 지역의 경제활동이 전면 중단됨에 따라 피해가 상대적으로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