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턴어라운드 의견 많아…日 펀드는 보유·환매 엇갈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년 넘게 원금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마이너스' 해외펀드의 환매 여부를 놓고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펀드 애널리스트들은 중국펀드는 기다려 볼 만하지만,브릭스펀드는 손절매하는 게 낫다고 조언한다.
◆해외주식형 86%,3년 이상 손실
13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를 통해 주요국 증시가 고점이던 2007년 10월 말 대비 현재 수익률(10일 기준)을 조사한 결과 운용기간 3년 이상,설정액 100억원 이상인 해외주식형 펀드 179개 중 86%인 155개가 여전히 손실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자산 규모 2조원이 넘는 초대형 펀드인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 1A'(-41.63%)와 '피델리티차이나 A'(-39.52%),'신한BNPP봉쥬르차이나 1'(-38.93%) 등 중국H주(홍콩에 상장된 중국 주식) 펀드들의 손실폭이 컸다. '프랭클린템플턴재팬 A'(-60.42%) '도이치브릭스플러스 U-1'(-35.31%) 등 일본 · 브릭스펀드들도 줄줄이 손실률 상위권에 올랐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반토막이 났던 펀드들도 적립식으로 꾸준히 넣었다면 수익을 냈겠지만 고점에서 거치식으로 가입했거나 중간에 적립식 투자를 중단한 펀드는 아직도 손실이 크다"고 설명했다.
◆중국펀드 유지,브릭스는 환매
전문가들은 '본전심리'로 무작정 기다리다 보면 기회비용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펀드에 따라 환매 결단을 고려해 볼 때라고 조언한다. 특히 브릭스펀드에 대해선 손절매를 권하는 의견이 많았다. 윤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원유가격 상승이 러시아 브라질에 호재인 반면 중국에는 악재인 것처럼 각종 호재가 브릭스 국가 안에서 상쇄되는 만큼 차라리 개별 펀드로 갈아타는 게 낫다"고 진단했다.
일본펀드는 '보유'와 '환매' 의견이 엇갈렸다. 선진국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 수익률 개선 여지가 있다고 보는 시각과,대지진 신용등급 강등 등의 악재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팽팽하다.
하지만 중국펀드에 대해선 대우 · 삼성 · 우리투자 등 대부분 증권사 펀드 애널리스트들은 '유지'하거나 '비중 확대' 의견을 내놨다.
조병준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일단 올해 인플레이션 우려가 수그러들면 성장성이 부각돼 턴어라운드할 수 있다"며 "거치식으로 가입했거나 중간에 적립을 중단한 투자자는 추가로 넣어 손실을 줄이면서 원금을 회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 증시가 뚜렷하게 상승세로 반전하기 전까지는 해외펀드 환매를 보류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김용희 현대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일본과 브릭스 국가들도 최근 반등하기 시작해 펀드 손실폭을 줄이고 있기 때문에 국내주식형의 수익률이 대폭 개선되는 등 뚜렷한 대안펀드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굳이 환매를 권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