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차관은 이날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물가안정대책회의에서 “시설 봄배추 재배 면적이 작년보다 29% 늘었고 생산량은 50% 늘어날 것”이라며 “봄배추가 본격 출하되는 4월 중순부터 배추 가격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차관은 돼지고기 가격도 하락세로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그는 “이번주 삼겹살 500g 가격이 1만900원으로 한달 전 1만2100원보다 하락했다”며 “하락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임 차관은 그러나 다음달부터 식료품 수요가 늘면서 물가가 불안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그는 “봄철 나들이객이 늘면서 외식 수요가 늘고 4월 부활절을 전후해 계란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며 “관련 부처는 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임 차관은 최근 물가 상승세가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급 측면의 불안 요인에서 비롯됐지만 이 같은 요인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그는 “기상 이변이 상시화되면서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지속될 수 있고 원자재 가격 상승도 신흥국의 경기회복과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라며 “공급 측 불안 요인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따라서 “단기적인 수급 대책 외에 유통구조 개선과 시장 경쟁 촉진 등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물가 안정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 가격 결정구조와 가격 인하 방안에 대한 석유가격 TF의 결론은 이달 말 나올 전망이다.임 차관은 “석유가격 TF 활동의 핵심은 시장 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라며 “이달 말까지 마무리해 달라”고 요청했다.또 “통신료 TF도 가격인가제에 대한 재검토를 포함해 요금을 실질적으로 인하할 수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을 4월 말까지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임 차관은 물가 안정을 위해 환율 하락(원화 강세)을 유도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그는 이날 민주당 내 의원 모임인 민주정책포럼이 개최한 토론회에 참석,“환율을 잘못 건드리면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물가 안정을 위해 (환율을) 조정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그는 “현재 환율은 지난해보다 2.6%,2009년 대비 20% 하락해 물가가 안정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굳이 정부가 인위적으로 할 필요가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고 강조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