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국내가 아닌 해외 은행 인수 · 합병(M&A)에 주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민영화가 지연돼 왔던 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앞으로 2014년 5월로 예정된 매각 시점을 준수하겠다고 다짐했다.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민영화법이 통과된 지 1년반이 지났음에도 추가적인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정책금융공사와의 분리 및 자산 이전,체질 개선 등에서는 일부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민 회장은 또 은행 M&A 계획에 대해 "국내 은행 합병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다. 그는 이어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지주에 인수되는 등 국내에는 M&A 대상이 없다"며 "다만 해외 수신 기반 확보 차원에서 해외 은행 합병은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민 회장은 아울러 "올해 정책금융공사 및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지난해 순익 중 26.5%를 공사에 배당키로 합의했다"며 "2000억~3000억원대 배당은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 회장은 이 밖에 향후 산은지주 회장과 산업은행장을 분리하는 방안을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민영화에 대한 정부 방침이 확고하다면 행장 역할은 행장이,회장 역할은 회장이 맡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반면 이날 함께 출석한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같은 질문에 "회장과 행장을 분리하는 것은 (정부 방침에) 역행하는 일"이라며 "분리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