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6개월 만에 70%대로 떨어졌다. 계절적 요인과 구제역, 고유가 등에 따른 것으로 고공행진이 멈춘 것인지를 판단하기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7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3개 주요 손해보험사의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평균 74.2%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에 80% 아래로 내려갔다. 손해율은 고객이 낸 보험료 중 보험금으로 지급되는 비율로, 손해율이 71%가 보통 손익분기점으로 꼽힌다.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8월 81.6%를 넘어선 뒤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6개월 연속 80%를 웃돌았다. 지난해 12월에는 90%마저 돌파했지만, 올해 1월 손해율이 84.2%로 떨어진 데 이어 2월 70%대로 내려간 것이다. 이처럼 2월 손해율이 크게 내려간 것은 사고가 많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통 매년 2월은 봄으로 가는 계절적 요인에 따라 사고가 줄어든다. 또 사고가 많은 설 연휴에도 기간이 길어 차량 운행이 분산됐고 차량이 몰려 있는 수도권에는 평년보다 기상조건도 양호했다. 구제역 파동과 고유가도 차량 이동을 제한한 요인으로 뽑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손해율 급등 추세는 다소 주춤해진 모습이다. 이번 달에도 휘발유 가격이 ℓ당 2천원이 넘는 고유가 현상이 계속되면서 손해율 하락이 예상된다. 운전자의 사고 책임을 엄격하게 묻는 자동차 보험 제도 개선안이 지난달부터 시행된 것도 손해율 하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0회계연도를 한 달 앞둔 2월까지 누적 손해율이 81.3%로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연간 손해율이 75.2%였던 2009년도에 손보사들이 자동차 보험으로 7천억원의 적자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2010년도에는 1조원이 넘는 적자가 예상된다. 특히 자동차 보험만을 취급하는 온라인 보험사는 손해율이 90%를 넘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증자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월은 계절적 요인이 강해 흐름이 완전히 돌아선 것인지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5월 정도는 가봐야 확실한 흐름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