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북아프리카 지역 정정 불안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유럽인들이 올여름 휴가지로 '위험한' 이집트나 튀니지 대신 그리스를 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익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리스 호텔연합회는 올 여름휴가 때 호텔을 미리 예약한 관광객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10%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새로 유입된 관광객들은 대부분 유럽인들로 국가별로는 러시아가 20% 증가해 가장 많았고 영국은 10%,독일은 5%가량 늘었다.

안드레아스 안드레아디스 그리스 호텔연합회 회장은 "예약한 손님들은 주로 가족 단위 관광객"이라며 "유럽인들이 오래전부터 선호하던 휴가지였던 튀니지와 이집트 등에서 혹시 무슨 일이 또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이들의 휴가지 변경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리스는 관광으로 먹고 사는 나라로 관광업이 전체 국민총생산(GDP)에서 16%를 차지하며,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은 전체 인구의 5분의 1에 해당한다. 막대한 재정적자로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연금 삭감 등 강도 높은 긴축재정이 시행되자 노조는 총파업을 대여섯 차례 벌였고 관광객들의 발길은 끊어졌다.

다급해진 호텔업계는 지난해 가격을 대폭 인하하면서 외국인 관광객 잡기에 적극 나섰다. 그리스 호텔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호텔 객실 점유율은 극심한 불경기로 몸살을 앓았던 2009년보다 0.6%포인트 떨어지는 수준에 그쳤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