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 어선을 타고 서해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을 통해 남쪽으로 넘어왔던 북한 주민 31명 중 4명이 귀순의사를 밝혔다.

통일부는 3일 "북한 주민 31명(남성 11명 · 여성 20명) 가운데 4명이 남측에 남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통일부는 이에 따라 이들 4명을 제외한 27명을 4일 오전 판문점을 통해 송환하고 같은 날 이들이 타고온 선박도 서해 NLL 해상에서 북측에 인계할 예정이다. 통일부는 대한적십자사 명의로 이날 오후 북한 조선적십자회 앞으로 전통문을 보내 이 같은 내용의 송환 계획을 북측에 통보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8일 판문점 적십자채널을 통해 이들 주민 31명과 선박의 송환을 요구했고 정부는 다음날 우리 관계기관이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조사 결과와 본인들의 자유 의사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통지했다. 당초 정부 소식통은 "31명 중 귀순의사를 밝힌 주민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 주민 4명이 갑작스럽게 귀순 쪽으로 돌아선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통일부와 정보당국은 "본인들이 스스로 선택한 결정"이라고 언급할 뿐 아직까지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탈북을 결심하지 않은 상태에서 표류해 왔을 경우 북에 있는 가족들이 걱정돼 쉽게 귀순의사를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번에 귀순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 4명은 북한 내 정세불안과 식량난 등 여러가지 정황을 감안해 귀순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조선적십자회는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부당하게 억류된 우리 주민 31명 전원을 배와 함께 그들이 나간 해상을 통해 무조건 즉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