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와이브로 전국망 구축을 완료하고 어제부터 상용서비스에 들어갔다. 서울과 수도권, 5대 광역시를 포함한 전국 82개 도시와 경부고속도로 등 주요 고속도로에 깔린 와이브로망은 인구 대비로는 85%의 커버리지를 갖춰 미국(36%), 일본(70%) 등 주요 선진국 수준을 웃돈다는 게 KT 측의 설명이다. 이번 와이브로 전국망 구축으로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제4세대 무선인터넷 시대를 맞이했다는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그만큼 와이브로망 구축에 거는 기대가 작지 않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망에 관한한 세계 제일이라고 자부해 왔지만 정작 차세대 통신망에서는 선진국들에 뒤쳐지는 것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동통신사들이 당초 약속과 달리 와이브로 투자를 꺼린 채 기존 망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KT로서는 와이브로 전국망 구축으로 그런 비판을 해소하는 동시에,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따른 데이터 폭증에 대한 걱정도 덜 수 있게 됐다. 다른 이동통신사들도 KT의 이번 와이브로 전국망 구축에 자극받아 망 고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게 분명하다.

물론 망 구축 그 자체가 전부인 것은 아니다. 다양한 서비스 경쟁이 가능할 때 비로소 제4세대 무선인터넷 시대가 제대로 열렸다고 말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도 기존 3세대에 비해 3배 빠른 와이브로 서비스를 앞으로 얼마나 저렴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와이브로 전국망 구축이 서비스와 요금경쟁으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

와이브로의 해외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와이브로는 우리가 처음 상용화한 기술이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시장이 제대로 열리지 못했고, 이는 해외시장 개척에 걸림돌이 됐다. 국내에서 와이브로의 효용성을 실증해 보인다면 수출에도 그만큼 유리하게 작용할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와이브로의 전국망 구축을 계기로 차세대 통신망과 서비스 및 요금경쟁, 그리고 수출의 선순환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