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대 유망 업종으로 꼽혔던 정보기술(IT) 자동차 은행주가 맥을 못 추고 있다. 리비아사태 등 외부 악재에 더해 PC 판매 부진 등 업종별로 내부 악재가 불거져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기 급락으로 저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데다 반등 조건들이 조금씩 갖춰지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3월은 IT 성수기 시작

지난 1월 말 101만원까지 치솟았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5.91% 급락해 92만3000원으로 내려앉았다. 하이닉스는 3만원 선 돌파를 시도하다 하락 반전해 한 달 만에 4.38% 밀려났다. 삼성테크윈(-15.47%) LG디스플레이(-6.15%) LG전자(-5.12%) 등 다른 IT주들도 나란히 뒷걸음질쳤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은 "중동 정세 불안으로 경기 회복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인텔의 칩셋 결함으로 PC 판매가 급감하면서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인텔이 1월 성능을 향상시킨 차세대 프로세서 '샌디브리지'를 출시했지만 설계 오류가 발견되면서 리콜에 들어갔고,그 여파로 지난달 PC 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그러나 "지난주부터 오류를 수정한 칩셋 공급이 재개됨에 따라 PC 판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반도체 업체의 주가가 반등하고 있어 국내 IT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3월은 전통적으로 IT주가 성수기에 들어가는 시점"이라며 "LG전자 옵티머스패드,삼성전자 갤럭시S2 등 신제품 출시도 잇따를 예정이어서 실적 개선 전망에 따른 IT주 반등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자동차주는 신차효과 · 가격매력

현대차 기아차 등 자동차주는 엔화 약세에 따른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가격경쟁력 강화로 해외시장에서 고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 하락의 빌미로 작용했다. 외국인의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져 올 들어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신차 출시 효과로 해외법인의 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김병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이 소형차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국내 자동차업체들에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도 크게 낮아져 증시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안정되면 자동차주들의 주가 상승도 재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1분기 실적이 은행주 반등 모멘텀

올해 이익 개선폭이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되는 은행주는 저축은행 구조조정 이슈가 진정되면서 반등을 시도할 것이란 분석이다. 손준범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중순이나 4월 초엔 1분기 실적이 가시화되면서 주가도 상대적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수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현대건설 매각 등으로 발생한 이익이 실적 개선을 뒷받침할 것이란 설명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경기를 훼손시킬 정도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 경기 회복 수혜주들이 다시 강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지연/한민수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