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일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언제 한번 봐요"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3 · 1절 기념식 참석에 앞서 광복회원 정당대표 4부요인 등과 환담을 하던 중 손 대표를 만나 악수를 청하며 이같이 인사를 건넸다. 손 대표는 "건강하시죠"라며 안부를 물은 뒤 만나자는 데 대해 "예"라고 답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제가 손 대표를 잘 모셔야죠"라며 케이크를 덜어 주는 등 친근감을 표시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이 "두 분이 과거부터 가까운 사이 아니냐"고 하자 이 대통령은 "정치만 안했으면 되게 친했을 텐데 마음에 없는 얘기도 하고 그래서…"라며 웃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무조건 만나야 한다"고 거들었다. 김 대변인은 "손 대표는 이런 언급에 특별한 반응 없이 미소만 지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1일 신년 좌담회에서 손 대표와의 회동을 제안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무산된 바 있다. 이런 터에 이날 이 대통령의 제의는 여야 영수회담의 재추진을 뜻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그렇지만 손 대표 비서실장인 양승조 의원은 "이 대통령이 의례적으로 하는 말이었다. 손 대표는 그저 미소만 지었을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대통령이 "만나자"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야 영수회담이 조속히 이뤄지긴 힘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