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에 이어 기업의 체감경기도 싸늘해지고 있다. 기업들은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뛰다보니 당장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으며 향후 경기도 나빠질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제조업의 2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88로 조사됐다고 28일 발표했다. 업황 BSI가 100을 밑돌면 업황이 부진하다고 보는 업체가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는 업체보다 많다는 것을 뜻한다. 이번 조사는 제조업체 1583개,비제조업체 860개 등 2443개 업체를 대상으로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됐다.

2월 제조업 업황 BSI는 1월에 비해 2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8월부터 7개월 연속 100을 밑돌았고 2009년 8월(8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제조업 업황 BSI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월 43까지 추락했으나 이후 반등을 지속,지난해 3월 100을 넘었다. 지난해 6월 105로 정점을 기록했으며 이후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월 제조업 BSI를 부문별로 보면 채산성 BSI 하락이 가장 눈에 띄었다. 이 지수는 지난달 85에서 80으로 5포인트 떨어졌다. 원자재구입가격 BSI가 지난달 136에 이어 2월에도 135로 고공비행을 거듭하고 있는 결과로 파악됐다.

제조업체들은 최대 경영애로 사항으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상승(24.6%)을 꼽았다. 다음으론 내수부진(15.4%),환율(13.3%),불확실한 경제상황(9.1%) 등의 순이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업황 BSI가 전달 96에서 94,중소기업은 87에서 86으로 각각 하락했다. 수출기업은 94에서 91,내수기업은 88에서 87로 떨어졌다.

비제조업의 체감경기는 제조업에 비해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2월 비제조업 업황 BSI는 79로 1월의 85에 비해 6포인트 하락했다. 2009년 8월(7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부문별로 봤을 때 매출 BSI는 96에서 90,채산성은 89에서 87로 떨어졌다. 자금사정은 91에서 88,인력사정은 92에서 91로 각각 낮아졌다.

비제조업들은 제조업체들과 달리 내수부진(21.6%)을 최대 경영애로 사항으로 지적했다. 지난달 이 비율이 21.1%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제조업체들은 내수부진이 갈수록 심해지는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풀이됐다. 이어 경쟁심화(17.0%),불확실한 경제상황(13.6%),원자재 가격상승(10.8%) 등의 순이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