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당신이 궁금한 이야기'가 초고도비만 뉴질랜드 여성의 이야기를 전한다.

지난 21일 인천공항. 걸음을 재촉하며 바쁘게 오가던 사람들이 일순간 걸음을 멈췄다. 입을 떡 벌린 채 어딘가를 응시하는 사람들. 그 시선의 끝에는 지금 막 한국 땅을 밟은 두 명의 뉴질랜드 여성이 서 있었다.

금발의 린다(Lynda Sim, 44세)씨와 재스민(Jasmin Ngaire Sciascia, 26세)씨는 한 눈에 보기에도 무척 거대하고 육중해 보이는 몸이었다. 실제로 린다 씨의 몸무게는 160kg, 재스민 씨는 무려 220kg에 육박했다. 이들이 이렇게 무거운 몸을 이끌고 한국까지 온 이유는 무엇일까.


"살기 위해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왔다"

고도비만과 그로 인한 합병증 때문에 스물여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주치의로부터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는 재스민 씨와 린다 씨. 각종 합병증으로 고통 받는 것은 물론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척추에 무리가 가서 휠체어를 타지 않고서는 이동을 할 수 없는 심각한 상태였다고 제작진은 설명했다.

혼자서 목욕을 하는 것, 발가락을 보는 것, 청바지를 입는 것 등 남들이 누리는 아주 사소하고도 평범한 일상을 단 한 번도 누려 본 적이 없다는 두 사람. 그들에게 삶은 곧 고통이었다.

"체중을 줄이려고 온갖 방법을 다 써봤지만 효과가 없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선택은 수술 뿐이다"

하지만 뉴질랜드 보건당국은 비만수술의 위험성과 비용문제를 들어 두 사람의 수술을 거부했고 두 사람의 사연은 방송과 신문기사를 통해 뉴질랜드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이들의 수술 문제는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수술이 성공하면 두 사람의 인생이 크게 바뀌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던 그 때 한국 정부가 의료관광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두 사람에게 무료 수술을 제의했다.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가다가 죽을 수도 있고 수술을 받다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것도 알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다"

위험이 따른다는 걸 알면서도 한국에서 위 절제 수술을 받기로 한 재스민과 린다. 23일 두 사람은 마침내 수술대에 올랐다.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과 기대, 또 한 편으론 불안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과연 두 사람은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또 그토록 바라던 '평범한 일상'을 꿈이 아닌 현실에서 이룰 수 있을까.

25일 밤 8시 50분 방송.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