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세단 닮은 코란도C, 100km에도 '쉿'
디자인보단 승차감에 높은 점수
정숙해진 세단형 CUV로 변신


코란도C는 이름만 코란도다. 2005년 9월 단종됐던 3세대 코란도의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이다. 쌍용차 SUV 최초로 프레임을 버리고 모노코크 차체를 적용했다. 오프로드 전용 차량의 모습은 그 사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소형 SUV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 22일 제주 서귀포 일대에서 '달라진' 코란도C를 타봤다. 시승차는 4륜구동 방식의 2.0 풀옵션 Classy 모델. 버튼시동키를 누르고 도로 주행에 나섰다. 전반적인 스타일은 SUV보단 크로스오버 세단을 닮았다. 운전석에 앉으면 포지션이 약간 높아진 세단 같은 느낌이 든다.

코란도C는 주행 성능이 한결 좋아졌다. 파워트레인은 2.0리터 e-XDi200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이를 통해 저단에서도 뛰어난 발진 가속성능을 발휘했다.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아도 중저속 구간에서 엔진회전수(rpm)가 2000~3000rpm 영역대를 유지했다. 이 때 최대토크는 36.7kg·m의 힘을 낸다. 중저속으로 달려도 토크가 좋아 운전하는 재미가 예전 코란도보다 돋보였다.

제주 해안도로에서 시속 100km 이상 가속을 내봤다.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이 크지 않고 세단처럼 정숙했다. 차체 바닥에 일부 폴리우레탄 소재의 흡차음재를 적용해 엔진 및 외부소음 유입을 줄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최고출력은 181마력으로 현대차 투싼ix, 기아차 스포티지R 등 국산 동급 SUV 차종과 유사하다. 그 외 코너링이 좋고 서스펜션은 단단하지도 않고 무르지도 않아 승용차를 타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시승기] 세단 닮은 코란도C, 100km에도 '쉿'
코란도C는 재기를 노리는 쌍용차의 희망이다. 쌍용차의 야심은 자동차 디자인의 거장으로 알려진 이탈리아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와 개발 초기부터 공동 작업했다는 배경이 잘 말해준다. 이는 코란도C가 유로피언 스타일의 크로스오버 차량으로 개발된 이유다. 이유일 공동관리인은 "코란도C 디자인은 보면 볼수록 쉽게 질리지 않도록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전면부는 메쉬타입의 6각 라디에이터그릴에서 뿜어내는 남성다움을 살렸다. 측면과 후면부 라인은 차체 역동성과 볼륨감을 강화했다. 그래서 SUV보단 세단을 닮은 CUV 스타일에 근접했다. 최신 트렌드인 헤드·리어램프에 발광다이오드(LED) 장식이 없어 고급감은 떨어진다. 하지만 국산 SUV 최초로 아웃사이드미러 아래에 퍼들램프를 장착한 점은 이색적이다.

실내 공간은 넉넉하다. 휠베이스는 2650㎜로 국산 경쟁차보다 넓다. 특히 SUV 운전자의 선호도를 고려해 다양한 수납공간을 꾸며 공간 효용성을 높였다. 센터페시아와 센터콘솔로 이어지는 운전석 중앙부는 화려한 인테리어 대신 단순한 구성으로 심플함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세련된 맛은 떨어진다. 아기자기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보단 40대 이상 연령 층의 기호와 잘 맞을 것 같다. 가격은 1995만~2735만원.
[시승기] 세단 닮은 코란도C, 100km에도 '쉿'
서귀포(제주)=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