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이 과연 어디로 넘어갈까. ' 요즘 여의도 증권가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지난 6일 인터뷰에서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을 분리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게 도화선이 됐다. 증권가에선 이미 다양한 짝짓기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입질 단계라는 분석이다.

◆유력 후보는 산은과 KB금융

우리투자증권 인수 유력 후보로는 산은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거론된다. 대우증권을 거느린 산은지주는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합칠 경우 자기자본이 5조원을 넘어 대형 투자은행(IB)으로 키울 최소한의 규모를 갖출 수 있다는 이유에서 후보로 거론된다. 정부가 대주주이고 금융위가 구상하는 IB 부문 경쟁력 강화에 적합한 후보라는 것이다.

KB금융은 우리투자증권 인수 의지가 더 강하다. KB금융은 비은행 부문 수익 비중을 작년 말 5%에서 2013년까지 30% 수준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워놨다. 이를 달성하려면 점포가 4개에 불과한 KB투자증권을 대형 증권사들과 경쟁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홍콩에서 IB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삼성증권 등 대기업 계열 증권사들도 인수후보로 꼽히고 있다.

◆해당 금융사들,"아직은…"

해당 금융사들은 "시장에서 추측하는 시나리오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민유성 산은지주 회장은 일부 언론이 지난 21일 "산은지주가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대우증권과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자 즉각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KB금융도 "지금은 인수전에 나설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자사주 매각과 영업을 통해 벌어들일 이익 등을 합치면 4조원대의 유동성이 확보될 것"이라며 "M&A(인수 · 합병) 검토는 4분기는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이런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한 증권사 대표는 "시간이 지나고 여건이 허락하면 누구라도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뛰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M&A 시너지 효과 있을까

금융위 구상대로 우리투자증권의 분리매각이 이뤄질 경우 M&A의 시너지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을 합칠 경우 IB 부문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보장이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두 증권사는 점포도 100개가량 중복된다.

반면 M&A가 필수적이란 시각도 있다. 신보성 자본시장연구원 금융투자산업실장은 "국내 증권사들이 최소한 아시아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M&A를 통한 자본 규모 확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