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UIMC 학회] 개인위치ㆍ구매ㆍ선호도 활용…'라이프 로그' 빅뱅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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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쓰레가와 도쿄대 교수 강연
웹에 존재하는 정보의 1000배…스마트폰 센서로 수집·분석
마케팅 이용 등 큰 시장 열릴 것…관련 법규·익명화 기술 필요
웹에 존재하는 정보의 1000배…스마트폰 센서로 수집·분석
마케팅 이용 등 큰 시장 열릴 것…관련 법규·익명화 기술 필요
마케팅팀에서 일하는 A씨는 한 달 야근 끝에 프로젝트를 끝냈다. 오랜만의 정시 퇴근.천근만근인 몸을 이끌고 집 근처 지하철역에 도착하자 스마트폰에 메시지가 수신된다. "열흘 만에 8시 이전에 집에 갑니다. 꽃을 사 들고 가 와이프를 기쁘게 해 주세요. " A씨는 울상인 아내에게 꽃을 내밀어 간신히 부부싸움을 면할 수 있었다.
B씨는 과식과 폭음을 반복하다가 최근 비만 판정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그에게 작은 센서를 항상 휴대하게 했다. B씨가 거주하는 아파트에 도착해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자 스마트폰이 울린다. "건강을 위해서는 계단을 이용하십시오." 이 덕에 B씨는 운동량을 평소의 2배 이상 늘렸다.
미국컴퓨터학회(ACM)와 성균관대가 주관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하는 'ICUIMC(International Conference on Ubiquitous Information Management and Communication) 2011' 행사가 21일부터 23일까지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에서 열리고 있다.
둘째날 초청 강사인 기쓰레가와 마사루 도쿄대 교수는 '정보폭발 시대의 새로운 수익화 방안'에 대해 강의하며 이 같은 예를 들었다. 기쓰레가와 교수는 데이터베이스 수집 · 해석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기쓰레가와 교수는 "스마트폰에 장착된 위성항법장치(GPS),카메라,교통카드,신용카드 등의 센서를 이용해 개인의 행동,구매,선호도 정보 등을 기록하는 라이프 로그(life log)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웹에 없는 라이프 로그 정보량은 웹 상의 정보보다 최소 1000배 이상 많다"며 "구글이 웹 검색만으로 연간 240억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라이프 로그를 활용하면 이보다 훨씬 큰 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정부 주도로 약 1200만달러를 투자해 라이프 로그 정보의 활용 및 상용화를 모색하는 '정보 대항해 프로젝트(Information grand voyage project)'가 2007년부터 진행 중이라는 것.
기쓰레가와 교수는 이 프로젝트의 일부로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 내용을 소개했다. 개인 스마트폰에 설치된 센서를 활용해 수집한 라이프 로그를 분석한 뒤 실험 참가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했다. 이 결과 75% 이상이 정보를 봤고 28%가 추천된 상점을 방문했으며 16%의 실험 참가자가 실제로 상품을 구매했다.
그는 "16%의 구매 결과가 나온 것은 다른 어떤 광고와도 비교할 수 없는 수치"라며 "라이프 로그를 활용한 마케팅은 타깃 소비자를 훨씬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성공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기쓰레가와 교수는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기술 개발과 제도 정착이 관련 시장 활성화의 핵심 요소라고 덧붙였다. 그는 "수집된 라이프 로그를 철저히 익명화할 수 있는 알고리즘 개발과 관련 법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비만 환자가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할 때 계단을 이용하라고 보내는 정보를 '약'으로 규정해 의약품처럼 판매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라이프 로그 시대에 걸맞은 법률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남윤선/박한신 기자 inklings@hankyung.com
☞ 라이프 로그
life log.개인의 일상에 대한 정보를 뜻한다. 일기도 일종의 라이프 로그다. 스마트폰의 위성항법장치(GPS),카메라,신용카드 기능을 이용해 개인의 이동경로,구매패턴,일일 운동량 등 다양한 '라이프 로그'를 수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