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과 음식료 등 경기변동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경기방어주들의 주가 약세가 이어진 가운데 최근 하락세가 과도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강세장에서 소외됐던 경기방어주들은 올 들어서도 물가 상승과 함께 불거진 규제 리스크 등의 여파로 빛을 못 보고 있다.

22일 오후 1시42분 현재 KT는 전날보다 0.38%(150원) 내린 3만9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KT는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14% 넘게 하락했다. 이날은 3만9100원까지 밀려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요금인하 이슈를 감안하더라도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며 "12개월 이후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은 각각 6.9배와 0.9배에 불과해 역사적 최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적 개선 전망을 고려하면 현재 과매도 국면을 매수 기회로 삼으란 분석이다. 스마트폰 가입자수 증가가 올해 본격적으로 가입자당 매출(ARPU)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관측했다. ARPU가 올 2분기부터 증가세로 전환돼 KT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0.1%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음식료주인 KT&G와 CJ제일제당도 기업가치를 고려하면 주가가 너무 저렴한 상태란 분석이 제기됐다. 두 종목은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각각 11.74%, 5.0% 씩 밀렸다. 현재는 증권사 호평 등에 힘입어 각각 0.88%, 0.73%씩 상승 중이다.

박애란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KT&G에 대해 "올해 실적 기준 PER이 11.8배로 지난 5년간 집계한 주가 구단 하단에 도달해 매력적"이라며 "트레이딩(단기매매) 관점에서라도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08년부터 주가가 부진했지만 올해는 국내외 실적개선과 다양한 성장 전략이 기업가치에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러시아 공장 완공, 신규 시장인 인도와 브라질에서의 판매 호조 등 올해도 담배 수출 부문의 실적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CJ제일제당의 경우 곡물가격 급등 이후 정부의 물가안정책 여파로 제품 가격 전가력이 훼손, 주가가 하락했지만 현재는 적극적으로 매수할 시점이란 평가다. 과매도에 따른 단기적 반등 뿐 아니라 이후의 곡물가격 하락 가능성까지 중장기적으로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조기영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CJ제일제당 주가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약세를 보여 올해 실적 기준 PER 8.4배까지 낮아졌다"며 "현 주가 수준은 소맥, 옥수수, 원당 등 주요 곡물의 올해 연평균 투입가격이 약 50% 상승하는 극단적 상황을 의미해 과도한 저평가 상태"라고 진단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에 물가안정책 등의 변수를 고려해 투자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위원은 "정부의 압박과 업종 내 경쟁상황을 고려한 이익 개선요인 등을 점검한 후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경기방어주의 경우 지수 하락기에 상대적으로 선방할 수 있겠지만 다시 강세장이 돌아오면 소외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