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등장,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으로 대표되는 SNS(social network service)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미국의 10대는 부모세대보다 TV를 60% 적게 보고 인터넷 소비 시간은 6배 이상이라고 한다. 우리도 최근 조사에 따르면 신문 이용 시간은 하루 24분으로 감소하고 세대 정기 구독률은 29%까지 떨어졌다. 지난 20년 동안 민주화와 정부의 탈규제 정책으로 지역민방,케이블TV,위성방송,IPTV 등이 생겨나면서 다매체 · 다채널화가 진행돼 그야말로 '미디어 빅뱅' 시대가 도래했다.

미디어시장의 이 같은 확대 · 팽창에 비해 광고시장은 그에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15년 우리나라 광고시장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1%인 13조8000억원으로 추산한다. 지난 30년 동안 광고시장이 1980년대엔 GDP의 0.8%,1990년대는 1%로 나타난 수치로 보면 가능한 일이다.

우리나라 미디어산업 총매출의 70%가 광고수입에 의존하는 것은 광고산업과 미디어산업이 상생하면서 동반성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최근 지상파TV와 신문의 광고는 각각 23%,20% 감소한 반면 온라인과 케이블TV 광고는 증가하고 있다. 전통 미디어의 경우 독자와 시청자는 떠나고 광고수입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선택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미디어의 황제'로 불리는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은 지난 2일 미국 뉴욕에서 아이패드 전용 온라인 신문인 '더 데일리(The Daily)'를 창간했다. 이는 세계 최초의 태블릿PC용 온라인 유료신문이다. 머독은 이에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더 타임스 등 기존 매체의 온라인 뉴스를 유료화했다. 이 밖에도 일본 니혼게이자이,프랑스 르 몽드와 르 피가로,영국 파이낸셜타임스,미국 뉴욕타임스 등 세계 주요 신문이 온라인 유료화를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신문들도 온라인 유료화를 할 수 있겠지만 그 이용료가 수입 증대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차라리 신문 구독자에게 온라인신문을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온라인 구독자를 총발행 부수와 구독률 및 열독률 조사에 포함시켜 광고효과와 매출 증대를 높이는 방안을 연구,검토할 시기가 온 것 같다.

스마트 미디어 시대를 맞아 전통 미디어들은 모바일과 소셜 네트워크에 더 주목하게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신문은 종이를 버리고 '텍스트' 매체로서 읽을 가치와 질 높은 뉴스를 생산,유통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신문은 지속 가능한 수준의 독자와 광고주 확보를 위해 무엇보다 수준 높고 개성 있는 기사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 건전한 여론 형성과 소통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신문의 위기는 곧 언론의 위기요,언론의 위기는 민주주의의 토대를 흔들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기 때문이다.

김이환 <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객원교수/전 광고주협회 상근부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