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세계 곳곳에서 인플레이션 경고음이 터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영국에서 2년 만에 가장 심각한 실업률 통계가 나와 정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17일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영국의 지난달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모두 2400명으로 집계됐다.이는 신청 규모가 떨어질 것이란 당초 예측과 달리 늘어난 것이다.전문가들은 3000명 정도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이로써 총 누적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는 146만명으로 늘아났다.

지난해 4분기 영국의 전체 실업자수는 총 249만명으로 전 분기보다 4만4000명 증가했다.특히 실업 상태인 젊은이는 96만5000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실업률은 전 분기에 비해 1.5%포인트 높아진 20.5%에 달해 1992년 이후 최고치라는 게 텔레그라프의 분석이다.

또 실질 임금도 다섯달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와함께 주간 평균 임금 인상률도 2.1%에서 1.8%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영국 정부는 소비자물가지수(CPI)까지 당초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지난 1월 영국 CPI는 4%로,정부 목표치인 2%의 두배에 이른다.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실업률은 더 악화될 수 있어 딜레마에 빠지기 때문이다.

텔레그라프는 “2년여 만의 최고 수준인 물가와 맞물려 실질임금 하락에 따른 서민들의 고통이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하워드 아처 IHS글로벌인사이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임금 하락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아직 노동분야까지 미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권에 크게 나쁜 뉴스가 아닐 것” 이라며 “문제는 앞으로 체결될 예정인 임금 관련 노사협상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는 점”이라고 말했다.노사협상 결과에 따라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지를 결정할 것이라는 게 아처의 분석이다.

브라이언 존슨 HW피셔앤컴퍼니 회계사는 “물가 상승의 심각성으로 볼 때 정부가 금리를 인상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며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각종 금융비용이 더 증가하고,결국 고용상황이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