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42년째 집권하고 있는 리비아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6일(현지 시간)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1000㎞ 가량 떨어진 제2의 도시 벵가지에서 15일 밤부터 16일 새벽까지 최대 2000여 명이 “민중이 부패를 끝낼 것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리비아는 민주혁명이 일어난 튀니지와 이집트 사이에 있지만 지도자 신격화 등 여러 정황상 민주화 열풍이 일어나기 어려운 국가다.

이날 시위는 1996년 트리폴리 아부 살림 교도소 소란 때 보안대가 진압 도중 수감자 1000여 명을 죽인 사건 발생 당시 사망자 측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 파티 테르빌 씨가 경찰에 구금되면서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당시 사망자 상당수는 벵가지 출신으로 이슬람 과격 무장단체인 ‘리비아 이슬람전사그룹(LIFG)’에 속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경찰 10명을 비롯해 모두 38명이 부상당했다.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리비아 시위가 이집트 등 다른 국가에 비해 규모가 작고 크게 확산되지 않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리비아 야권 세력은 17일을 반정부 시위의 디데이로 정했다.이날은 2006년 경찰이 1000여명의 무슬림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해 14명이 숨진 벵가지 시위 5주년을 맞는 날이다.

한편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선 16일 수천명의 반정부 시위대가 운집했다.반정부 시위과정에서 시위에 참가한 21세,31세 남성이 각각 총상과 시위 과정에서 입은 중상으로 전날 숨을 거두자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시위대가 ‘진주 광장’을 중심으로 모여든 것이다.

시아파 무슬림이 주축이 된 바레인의 시위대는 1971년부터 장기 집권하고 있는 세이크 칼리파 빈 살만 알 칼리파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130만 명의 인구 중 70%를 차지하는 시아파 무슬림은 정치,의료,취업 등에서 차별을 받아왔다.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발발한 예멘에서는 16일 남부 도시 아덴에서 시위에 참가했던 21세청년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현지 언론은 수도 사나,아덴 등지의 시위로 15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예멘에서는 32년간 장기 집권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엿새째 이어지고 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